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해외 리포트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2007년Great Brits 전시회

개인적으로 지난 6년 동안 영국에 살면서 가장 아쉬운 점 중의 하나는 밀라노 가구 전시회에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디자인 트렌드를 파악하고, 신인 디자이너를 발굴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 중 하나인 밀라노 전시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designdb의 밀라노 디자인 리포트를 매년 읽으면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는데, 아직까지 그 현장을 직접 경험해 보지 못했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부디 내년에는 꼭 방문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이 전시회 기간인 4월 18일부터 23일까지 밀라노에 위치한 폴 스미스(Paul Smith)의 유럽 지사 건물에서 별도로 열린 Great Brits 전시회 소식을 이번 글에서 전하고자 한다.

디자인 뮤지엄과 영국 문화원이 공동으로, 영국의 유능한 신진 디자이너들을 후원하고 이들의 작품을 다른 나라에 전시하여 영국 디자인의 우수성과 상품가치를 알리는 프로그램인 Great Brits 전시회는 2003년과 2005년에 이어 올해 세번째로 열렸다. 원래는 단기 전시회로 기획되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아 앞으로도 격년으로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폴 스미스사의 후원을 받는 Great Brits 밀라노 전시회는 밀라노 가구 전시회가 열릴 때 이 회사의 사옥에 따로 전시공간을 만들어, 유명한 디자이너들 뿐만 아니라 신인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재능을 선보이고, 이를 주목 받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 밀라노 가구 전시회에 영국의 신인 디자이너들을 소개함으로써, 개인들에게도 뜻 깊은 기회지만 영국 정부에서는 장기적으로 국가의 creative Britain 아이덴티티를 이미지도 향상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효과를 가져온다. 이후에는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 영국 문화원 주최로 문화원이 있는 다른 국가들에서 이동 전시회를 갖아 이들의 이름을 국제적으로 알리는데 기여를 해왔다.

2003년에1회 Great Brits들로 Tord Boontje, Sam Buxton, Mathias Bengtsson 그리고 Daniel Brown 이렇게 네 명의 신진 디자이너들이 소개되었는데 이들은 이제 유명 디자이너로 자리잡아 많은 관심을 받고있다. 2005년의 2회 Great Brits로는 Pascal Anson, Michael Cross 와 Julie Mathias, Julia Lohmann, Matthias Megyeri 그리고 Peter Traag가 선정되었는데 이들 또한 현재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니, 이 전시회와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 덕분이든 이들의 뛰어난 디자인 감각 덕분이든 프로젝트의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올해는 가구 디자이너 Peter Marigold, 자신이 태어난 나라인 일본의 고전 이야기들 디자인에 자주 반영하는Hiroko Shiratori,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다용도의 제품을 디자인하는 디자인 회사 &made, 환타지 세상을 자신의 디자인을 통해 표현하는Eelko Moorer, 그리고 호소력 있는 재료와 수단으로 물건의 의미를 표현하는 Nadine Jarvis, 이렇게 다섯 팀의 영국에서 활동하는 신인 디자이너들이 Great Brits으로 선정되는 행운을 누렸다.

리스트에서 한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Great Brits로 선정된 디자이너들이 꼭 영국태생의 영국인들로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능있는 외국의 많은 디자인 학생/디자이너들이 런던을 중심으로 하는 영국의 디자인 교육과정을 공부하러 오고, 이후에 이곳에 정착하여 디자인 활동을 하여 영국 이미지와 경제(?)에 기여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들이 자랑스럽게 대단한 영국인(Great Brits)라고 홍보하는 이들 중에 사실은 네덜란드, 독일, 일본 등 타국 출신의 디자이너들이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고 공감이 가는 결정이며, 영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디자이너들에게 힘이 되는 소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번과 같이 영국 문화원의 디자인 & 건축 분야의 담당자인 Emily Cambell과 디자인 뮤지엄의 큐레이터 Libby Sellers가 큐레이터를 맡은 이번 Great Brits전시회는 ""Ingenious Therapies(독창적인 치료법들)""라는 주제로, 선발된 신인 디자이너들의 작품성격을 설명하였다. 이들의 디자인들은 공통적으로 기능적인 면이 뛰어나면서도 두려움, 허구, 환상, 탈출, 영속과 같은 인간의 감정이나 욕구들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아래는 다섯 명의 선발된 디자이너의 작품들을 몇 가지 소개하였다.

1. Peter Marigold
74년 런던에서 태어난 Marigold는 Central St Martins에서 조각을 공부하고 RCA에서 제품 디자인을 전공하였다. 학부 때 배운 순수미술 기법을 극장 무대와 전시회장 디자인, 그리고 가구 디자인에 다양하게 적용하려는 시도가 그의 디자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 비해 갈수록 다른 집이나, 도시, 나라로 보금자리를 옮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유럽에서는 일때문에, 혹은 좀더 나은 생활환경을 위해 근접국가로 이민가는 일들이 비일비재한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포착한 Marigold는 단기간 동안 머무는 숙소에 쉽게 설치하고 제거할 수 있으며, 이동이 편리한 모듈형 저장공간 시리즈를 디자인하게 되었다.

그 중의 하나인 ""Prop""이라는 이름의 제품은 스틱 형태의 지지대와 박스형태의 보관함으로, 집주인으로부터 벽에 함부로 가구를 설치할 수 없도록 지시받은 세입자들이 이 제품을 사용해 볔에부착된 저장 공간을 창조하여 전체적으로 더 넓은 생활공간을 만들 수 있게 하였다. 고급스러운 재질과 장식적인 디테일을 사용하여, 실용적이면서 보기에도 좋은 제품이며, 제품과 가구, 건축 디자인 이 세가지 분야를 넘나드는 맞춤형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Marigold는 DIY 기법과 즉석에서 주어진 환경에 맞게 만드는 방식을 채택하여, 주변과 어울리는 제품을 간단하면서 저렴하게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아이디어를 내었다. 예를 들어 ""Make/shift""라는 이름의 디자인은 건물 구조상 어색하게 생긴 공간을 이용한 선반 시스템이다. 설치하거나 철거할때 스크류나 드릴링을 할 필요가 없으며, 각각의 유닛은 이사를 가게 되거나 하면 각각 책장 등으로 따로 쓰일 수 있다. 처음에는 나무를 재료로 만들었는데, 현재는 폴리프로필렌이나 플라스틱을 사용하여 JSP에서 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 위 : Peter Marigol, 아래 : Prop


┕ Make/Shift (wood, plastic)

2. Hiroko Shiratori

도쿄태생의 Shiroko는 일본에서 가구 디자인을 공부하고 영국으로 건너와 Chelsea Chollege of Art, RCA에서 공간 디자인등을 공부하였다. 디자인과 제품의 서사적인 면에 관심을 가져, RCA 졸업 전시회에서 ""일본에서 건너온 역사적인 물건의 컬렉션(A collection of historial objects from Japan)""이라는 주제로 순수미술, 디자인, 연극 장르를 어우르는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그녀가 선택한 ""역사적 물건들""은 산업 디자인에 적용될 가능성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ingenious functionality""라는 이 전시회의 소주제 타이틀에 잘 어울린다.


┕ 왼쪽 위부터 프로젝트 전시물 사이의 Hiroko Shiratori, 선택된 ""역사적 물건들""

3. &made

David Cameron과 Toby Hadden은 런던 대학중 하나인 Goldsmiths college 를 졸업한 뒤, &made라는 디자인 회사를 만들어 사회적,문화적, 환경적인 주제들을 디자인을 통해 재조명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쓰나미, 지진, 홍수와 같은 자연 재해에 관심을 가져, 평소 때는 일상용품으로 사용되지만, 비상시에는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능도 하는 제품을 디자인하였다. 예를 들어 아래 사진의 ""Either-Oar"" 테이블은 평상시에는 식탁이나 테이블로 쓰이다가 홍수가 나면 다리부분을 분리시켜 노로 만들고, 윗부분을 물에 띄어 구조용 배처럼 사용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평소에 사진이나 그림을 넣어두는 액자프레임인데 비상시에 방향을 알려주는 기구 역할을 하는 디자인, 보통때는 꽃병으로 쓰이지만 지진이나 심하게 흔들거리는 경우에 횃불(torch)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 등 이중 기능을 하는 재미있는 디자인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Lost and Found table, Lost and Found chair, Memory Bench


┕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Either Oar, Much Kneaded, The Spair

4. Eelko Moorer

네덜란드 출신의 75년생 디자이너 Moorer는 3D 디자인, 악세서리 디자인, 신발 디자인, 제품 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 분야를 공부하고 또 그분야에서 일하거나 회사를 운영하면서 경험을 쌓아왔다. 고리가 달려있는 신발을 디자인하여,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운송수단의 차량 손잡이에 거꾸로 매달릴 수 있게 하거나, 고무 ""털""로 만들어진 곰가죽 깔개 디자인, ""perch""라는 이름의 건물 발코니나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제품(-.-) 등, 그의 디자인은 실용적이라기 보다는 인간의 감정과 관련된 환타지 세계에 좀더 초점을 맞춘듯 보인다.




5. Nadine Jarvis

이번에 Great Brits로 선발된 디자이너 중 가장 어린82년생 런던출신의 Jarvis는 Goldsmiths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는 동안 형이상학적인 질문을 많이 하였다고 한다. 그녀의 디자인들은 핸드폰으로 통화시 대화 중 감정적인 톤에 반응하는 불빛이라든지, 시간이 지나면 내용물과 함께 없어지는 유골단지 등, 본래의 기능뿐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여 사용자의 감정을 표현하는 컨셉을 표현한다.


┕ 왼쪽 : Nadine Jarvis, 오른쪽 : Blushing Light


┕ 왼쪽 : Bird Feeder . 플라스틱이나 철재가 아닌 새모이 재료를 사용하여 겉모습을 만든 새모이 주는 장치로, 시간이 지나면 이 제품 자체도 사라지게 된다. 오른쪽 : Rest in pieces. 시체 등을 화장한 후 그 가루를 넣어두는 세라믹 유골 단지이다. 한참 시간이 지나면 땅으로 떨어져 깨지게 되며, 안에있던 가루는 날아가게 되어 제품과 내용물의 탄생과 죽음을 의미한다.

* 관련 웹사이트
httP//www.britishcouncil.org
http://www.designmuseum.org
http://www.paulsmith.co.uk/news/great-brits-ingenious-therapies.html
http://www.designmuseum.org/design/and-made
http://www.designmuseum.org/design/nadine-jarvis
http://www.designmuseum.org/design/peter-marigold
http://www.designmuseum.org/design/page71446
http://www.designmuseum.org/design/page71449

 

"2007년Great Brits 전시회"의 경우,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발행기관이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