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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 올림픽 로고

지난 6월 4일 월요일, 2012년에 개최될 런던 올림픽에 사용될 로고가 처음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그리고 이날 이후 이 로고는 영국인들의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유인 즉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다. TV, 신문 등 각종 미디어에서는 런던 시장 등의 유명 인사들과 국민들의 로고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살핀 프로그램과 기사를 연이어 싣는 등 며칠에 걸쳐 주요 기사로 다루었다. 로고가 발표된 런던 올림픽 추진위원회의 공식 사이트(www.longon2012.com)에서는 처음에 대대적인 로고 발표에 이은 영국인들의 의견을 묻는 공간을 만들었으나, 엄청난 수의 항의글들이 달리자 이 섹션을 없애버렸다. 이 사이트 외에도 방송국, 신문사 등에는 연이어 이 디자인의 불만에 대한 항의 메일이 넘쳐났다고 한다. 언제부터 영국 국민들이 올림픽에 이렇게 관심이 많았는지, 어떻게 일반인들의 브랜드에 대한 의견이 이렇게 강하게 표현될 수 있는지,,,평소에 정부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도 시큰둥한 태도를 표였던 영국인들의 문화에 익숙하다가, 이런 (비록 반대하는 의견일지라도) 엄청난 관심과 반응-특히 디자인과 관련해서-을 경험하니 나에게는 요즘 며칠이 신기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 6월 4일 공식발표된 2012 올림픽 로고의 론칭 현장 모습


┕ 분홍, 파랑, 초록, 오렌지색의 네 가지 버전으로 표현될 수 있다

문제를 더 악화시킨 건, 로고 공식 발표를 기념하여 만들어진 홍보용 비디오였다. 박진감이 넘치는 런던과 스포츠를 표현하기 위해, 빠른 템포의 음악과 현란한 색상의 불빛이 빠른 속도로 깜박거리며 한 이미지에서 다른 이미지로의 변화하는 기법을 사용하였는데, 이 같은 이미지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간질(epilepsy)현상을 유발시킨다는 것이다. 약 5분 가량되는 이 영상물을 보던 시청자중 첫날 전국적으로 22명이 간질 현상을 일으켰다고 보도되었으며, 이 비디오에서 현란한 색상이 바뀌는 속도가 시청하기에 안정한 속도보다 빨라 흥분을 유발시킨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뒤따랐다. 결국 이 홍보비디오는 올림픽 공식 사이트에서 하루만에 제거되고 전혀 다른 영상물로 교체되었는데, 공식 발표된 날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문제의 홍보물을 보았던 나는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시각적으로 피로가 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소식은 올림픽 조직 위원회에게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예상을 뒤엎고 원래 후보지로 유력했던 프랑스 파리를 제치고 2012년 올림픽 개최지가 된 런던은, 이 결정이 난지 하루도 안된 7월 7일 지하철 폭탄 테러를 경험했다. 이후 증폭된 테러 위험, 물가 상승 등으로, 2년이 채 안된 현재 원래 예상 지출 금액인 23억 파운드에서 4배가 가까이 되는 93억 파운드 정도가 들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던중, 자금난을 해소하고자 10억 파운드 정도를 모금하기 위해 야심차게 계획된 프로젝트가 바로 이 올림픽 로고 디자인과 브랜딩이었던 것이다. (이 디자인 프로젝트 비용만 해도 400,000 파운드가 들었다고 한다.)

이 로고는 영국의 유명한 디자인 컨설팅 회사 ""Wolff Olins""의 작품으로 ""Everyone""s 2012""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남녀노소,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을 초대하며(inclusive), 특히 인터넷, 구글 세대의 젊은이들을 겨냥하여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는 ""edge""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올림픽 오륜 마크와 그 나라나 도시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표현했던 기존의 올림픽 로고와 많이 다르게, 개최년인 2012년이라는 숫자를 어떻게 보면 그래피티처럼 보이는 모양과 분홍, 파랑, 초록, 오렌지색의 네 가지 버전으로 결정된 로고는 특히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것이라는 게 조직위원회의 기대이다. 이 브랜드를 론칭한 www.london2012.com 웹사이트의 컬러도 채도가 강한 노랑, 하늘, 자주색 계열을 사용하여 젊은 분위기를 나타냈다.


2012년 올림픽 로고와 기존의 로고들. 오륜기가 놓이는 위치와 색상 팔레트의 사용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이다.


┕ 웹사이트 모습

현재는 익숙하지만 기존에 모든 모바일 서비스 회사들이 ""vodafone""등 ""phone"", ""telecom"" 등의 단어를 응용한 이름을 가졌던 시대에, ""orange""나 ""3""이라는 전혀 엉뚱한 이름과 신선한 이미지로 모바일 서비스 회사 브랜드들을 선보였던 디자인 회사인 만큼, 이와 같은 모험을 한 게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이 로고를 디자인하는데 있어서 지금 당장보다 향후 5년 동안 점진적으로, 그리고 5년 뒤에 집중적으로 쓰일것에 대한 고려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존의 올림픽 로고에 익숙하던 영국인들에게 이러한 변화와 시도를 한꺼번에 받아들이라고 요구하기에는 좀 무리였던 것 같다. 기존과 너무나 다른 파격적인 디자인이 발표되자, 이에 대한 영국인들의 의견은 부정적인 의견들이 거의 전부였다..2012년 모양이 마치 나치군 심볼 같다는 의견도 있었으며, 특히 진분홍 색상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지금 장난하는 건가요?"" ""정말 런던 올림픽 커미티에서 누구한테 돈을 주고 만든 것이 맞나요?"" ""우리집 강아지도 이것보다는 잘 만들겠소.""와 같은 비아냥 어조의 포스팅들이 엄청나게 올라왔다. 특히 이 디자인 프로젝트 가격이 400,000파운드라는 것이 알려지자, 이 디자이너들한테 돈을 한 푼도 주어서는 안 된다는 로고반대 서명운동(petition)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올림픽 사이트의 ""create"" 섹션에는 일반인들이 자신의 로고를 올릴 수 있도록 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창의력을 뽐내는 장소로 쓰여지고 있다.

아직 시간은 많이 있고 브랜드 로고는 혼자 쓰여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로 응용되는 요소인 만큼 아직 섣부른 판단은 금물인 것 같다. 많은 이들이 이 디자인을 없었던 것으로 하고 차라리 개최 후보지 로고를 쓰자는 의견도 있으나, 추진 위원회측은 이 로고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 로고를 변형시켜 ""빨리 이 로고를 떼어내시오(rip off)""라고 표현하고 오륜기를 숫자로 표시하여 
  비싼 디자인 프로젝트비를 비꼬는 디자인




┕ 런던의 한 지역신문(metro)에 실린, 올림픽 로고를 동물로 변형시킨 모습들











웹사이트 내에 자신의 디자인을 올릴 수 있는 공간과 여기에 올라온 여러가지 로고들.
어린이들의 참여도 많이 눈에 띄었다.

* 관련 웹사이트
http://www.london2012.com/
http://main.london2012.com/en/gettinginvolved/Business/Brandguideline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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