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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of Tomorrow, Bo01


터닝 토르소가 위치한 웨스턴 하버 지역은 말뫼 시티 센터에서 아주 가깝다. 중앙역과 구시가지가 위치한 말뫼 중심가에서 걸어서 10-15분정도 코펜하겐을 바라보는 서쪽 부두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푸르르게 펼쳐진 녹지대와 공원이 나타나고 그 곳 중심에 터닝 토르소가 아래를 내려다 보듯이 서있다. 그곳에서 좀 더 서쪽으로 이동하면 나타나는 지역이 바로 말뫼의 신도시 지구이다. 2001년 시작된 프로젝트로 현재도 건설 공사가 계속 진행 중이어서 완공된 쪽은 아주 깔끔한 도시의 면모를 과시하지만, 공사가 진행중인 곳은 아직도 중장비와 건축자재가 가득 쌓여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내가 방문했던 지난 6월 초 어느 날는 태풍이 몰아대기 직전처럼 세찬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그날 터닝 토르소 앞 대형 슈퍼마켓 앞 주차장에 캠핑카를 주차해놓고 차 안에서 부침개를 부쳐먹으며, 정말 이 곳에 오기를 잘했다고 무척이나 흐뭇해했던 기억이 있다. 궂은 날씨를 뚫고 이 곳을 찾았던 나로서는 충분히 이 곳이 올 만한 가치를 증명해주었다. 이 곳은 이미 1000여 채의 건물이 신축 되었고 앞으로 3만 여명의 인구를 수용하는 신도시로 커 나갈 것이다.

이곳은 본래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평평한 땅으로 말뫼의 대표적 공업지대였던 곳이었고 스웨덴뿐만 전 유럽을 대표하는 상징적 조선소가 위치하던 곳이다. ""스웨덴""하면 완벽한 사회복지가 많은 사람들에게 떠오르겠지만 스웨덴은 그와 함께 제조업에서 또한 앞서나가는 나라이다. 그러나, 조선업을 위주로 한 제조업이 발달했던 말뫼가 한국 등에게 조선업의 주도권을 잃고 경쟁력을 잃어 가면서 조선소들이 문을 닫게 되었다. 스톡홀름이 트렌디한 도시로 이름을 날리는 동안, 공장들이 철거되고 난 후 오염되고 황폐화된 땅만 남게 된 제조업 도시 말뫼는 새로운 생존 전략을 세워야만 했다. 그래서, 이 곳에 말뫼시가 정책적으로 대체 산업으로 IT와 생명공학 산업에 투자하면서 동시에 이 항구 지역을 신도시로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그에 따라 지역의 랜드마크인 터닝 토르소와 그 주변을 둘러싼 이색적이고 현대적인 건축물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이곳 웨스턴 하버의 개발 프로젝트는 "City of Tomorrow"라는 이름 하에 미래 지향적 도시의 면모를 가꾸어 나가고자 하는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명 Bo01은 스웨덴어로 ""거주하다""를 의미하는 ""bo""와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2001년의 ""01""을 따온 것이다. 이곳 신도시 지역은 전체 부지가 매우 편편하지만 바닷가에 면해 있어 덴마크와 스웨덴을 가르는 좁은 해협으로부터 불어오는 강한 바닷바람에 노출된 지역이다. 또한 날씨는 여느 서북유럽처럼 항상 흐리고 비가 오는 우중충한 날씨를 가진 곳이기도 하다.  내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도 날씨가 흐려있었고 간간히 비가 뿌리는 동시에 바닷가 쪽은 서있기도 힘든 강한 바람이 덴마크쪽으로부터 불어 오고 있었다. 그러나, 신도시 지구는 직사각형으로 매우 잘 구획되어 있었고 또한 푸르른 녹지와 잘 조성된 조경은 이런 비와 바람에 노출된 기후의 불리함을 극복하기에 충분할 만큼 매력적이었다.



Bo01 진입구 주택 모습들 - 아직 입주가 완료된 건물이 많지 않은데 대부분 입주가 완료된 곳들은 진입구쪽에 몰려있다.


기본적으로 이 신도시 지구는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의 모범을 보여 주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이런 지속가능성의 핵심에는 환경 문제가 있고 이 환경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은 미래 건축과 도시 개발 그리고 디자인에서 가장 핵심적인 테마이기도 하다. 말뫼의 웨스턴 하버 지역이 떠오르는 것도 이 지역이 단순히 건축가들이 멋지고 장난감 같은 건물들로 지역을 채웠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건축과 디자인의 핵심에 환경문제를 놓고 진지하게 그 결과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이런 목표를 위해 먼저 교통의 문제에서 자동차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직사각형으로 잘 구획된 평평한 지대의 이점을 살려 짧은 거리는 직접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했고 자전거를 단거리 이동의 주요 이동 수단으로 만들기 위해 해협 건너편 도시 코펜하겐처럼 자전거 도로를 잘 만들어 놓았다. 또한 의외로 외떨어져 보이는 지역에도 버스 배차 간격이 매우 좁게 잘 되어 있었고 버스는 여느 스웨덴의 대도시처럼 에탄올 버스를 사용하여 환경 친화적 연료 사용에 있어서 앞서가고 있다. 참고로 스웨덴의 에탄올 버스는 에탄올을 95%이상 사용하는 세계에서 가장 환경 친화적 교통수단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 지역의 에너지는 100% 지역 자체에서 해결하는 방식을 지향한다고 한다. 난방을 위해 지하 90미터에서 끌어 올리는 지하수를 주로 사용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발효시켜 나오는 바이오 가스와 쓰레기를 소각하여 나오는 쓰레기 소각열로 난방을 공급하는 지역 난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태양열 발전(전체의 15%의 에너지를 담당한다고 한다.)과 무엇보다도 강하고 센 이 지역의 바람을 이용한 풍력 발전으로 전기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말뫼와 코펜하겐을 잇는 좁은 해협에는 풍력 발전기가 빽빽이 들어서 있는 장관을 이루는데 이 지역의 풍력 발전비율은 강한 바람 덕분에 세계 최고 비율을 자랑한다. 또한 하수에서 나오는 영양분으로 이곳의 공원과 조경에 사용되는 나무와 식물에 공급하고 금속 추출물들은 재생하는 방식을 통해 에너지뿐만 아니라 하수까지 지역 자체 내에서 완전히 해소되도록 하고 있다.  건물 사이사이의 조경은 단순한 잔디밭이 아니라 다양한 덤불과 수생 식물 등을 심어 최대한 동식물 다양성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는데 실제로 필자는 그곳에서 덤불 속으로 뛰어가는 산토끼(hare)도 볼 수 있었다. 또한 곳곳에 운하와 개울을 만들어 물이 흐르는 풍경을 만듦으로써 아주 평화로운 분위기를 도시에 주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수변 공간에 사용되는 물은 물론 그 물을 만드는데 에너지와 화학 물질이 사용되는 수돗물이 아니고 빗물만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수변 공간은 또한 여름의 더위를 식히고 겨울의 추위를 막아주는 훌륭한 에너지 저장 창고 역할도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는 나무는 0.4점, 지붕을 잔디 등으로 덮으면 0.8점등의 점수를 주는 방식을 사용해 모든 건축물들이 최소한 0.5점이 되어야만 한다. 아파트와 같은 건물들의 경우에는 정원의 흙 두께와 야생 식물의 분포도, 새장 등이 있는지까지 세심하게 따져서 건축허가가 난다고 하니 환경에 대한 배려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가 있다.


바닷가방향 주택들 - 주차된 자전거가 눈에 띈다.


녹색 공원이 충분히 잘 조성되어 있는 지역이다.





완공된 곳들이 그리 많지는 않아 아직 공사 중이지만, 이미 그 매력적인 결과물의 모습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







우리의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 이곳 웨스턴 하버 지역의 모습들

이곳 주거지역의 건물들 역시 이런 환경 문제를 염두에 두고 지어지고 있다. 건물들에 사용되는 자재들은 환경 유해성이 없는 것들만 사용할 수 있으며 건물 철거 후에 재생사용 가능한 자재들을 사용하고 건물은 에너지 소비와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지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 대한 고려 만이 이 지역을 떠오르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환경문제에 대한 제약을 받으면서도 이곳의 건물들은 무엇보다도 현대적이고 21세기적 트렌디한 디자인들로 이루어져 있다. 실제로 이곳에 지어지는 건물들은 어느 건물 하나 같은 건물이 없고 모두 다른 특이하고 감각적인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의 건축에는 터닝 토르소를 건축한 산티아고 칼라트라바, 게르트 빙고르드, 클라스 탐, 카이 바르티아이넨, 랄프 에르스키네, 베르틸 외르스트룀,  무어 유델등의 건축가들이 참여 하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낸 풍경이 가히 놀랄만하다. 어느 모퉁이를 돌아도 나오는 미래지향적인 멋진 건물들과 사이사이를 채우는 다양한 식물군들은 이미 이 곳을 거주자들뿐만 아니라 필자와 같은 디자인 전공자와 일반 관광객들을 불러 들이고 있다. 건물들은 기본적으로 터닝 토르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5층 이내의 낮은 건물들로 되어 있는데 바닷가 쪽에는 높은 건물을 배치하고 안쪽에 낮은 건물을 배치해 거센 바닷바람으로부터 도시와 골목 그리고 보행자들을 보호하고 있다. 또한 건물 사이 사이를 매우 좁게 했는데 이것 역시 바람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 외에 유럽의 중세 골목이 주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재현하는데 한 몫을 한다. 유럽도 신도시들은 약간은 횡한 느낌을 받는데 비해 말뫼의 웨스턴 하버 지역에 들어서면 좁고 삐뚤빼뚤하고 혼동스러우며 때로는 낮은 천장에 부딪히기도 하는 골목길을 구비 돌다 보면 마치 구 시가지에 들어와 있는 친근한 느낌을 받는데, 이것 역시 도시계획의 일부라고 한다. 현대적이고 21세기적 모습을 띈 건물이 가득한 신도시에서 인간적 친근함과 중세적 낭만을 느낀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모든 자동차 주차장은 지하에 있기 때문에 골목에서 주차된 차를 볼 수 없는 것 역시 이곳의 특징이기도 하다.  모든 건물들은 다른 모양에 다른 자재를 사용하고 다른 구조로 다른 색깔을 띄고 있다. 또한 필자가 확인한 이런 도시에 대한 투자는 다른 이득으로도 나타나는데, 신도시의 골목에 위치한 카페와 레스토랑을 따라 신도시의 멋진 모습과 중세적 편안함을 보려는 관광객이 몰려 들고 이런 관광객들로 인해 골목의 카페와 상점들이 번성하면서 다시 중세 골목같은 친근함을 이끄는 선순환 과정이 만들어지게 된다.


 

*계획안 이미지들





물론 일부 문제점도 나타나는데,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가서 다른 말뫼지역 뿐만 아니라 스톡홀름과도 견주어서 더 비싸지고, 결과적으로 중상류층 거주지로 바뀌면서 소비행태가 고급화하면서 결국에는 에너지를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쓰게 되면서 에너지 소비가 적은 도시라는 명제와는 약간 동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관광객이 너무 많이 몰려들면서 그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또 차량 소유와 이용을 줄이고자 하였지만 결과적으로 경제적 여유를 가진 거주자들이 한 가구당 여러 대의 대형 고급차를 몰게 되면서 결국에는 목표에 실패한 점도 지적되고 있다. 그에 따라 터닝 토르소 옆에는 거대한 주차 빌딩이 세워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신축되는 건물들은 좀 더 적은 소득 계층의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건물 설계와 구획단계에서부터 정책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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