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영국의 대표적인 공모전으로는 RSA(Royal Society of Art)의 ""Design Direction Awards""와 D&AD(Design and Art Direction)의 ""Student Awards""가 있다.

D&AD 공모전은 디자인 분야 자체에 좀더 비중을 둔 반면, RSA 공모전은  사회, 기술, 문화와 같은 다른 분야에서의 디자이너들의 역할에 비중을 좀더 둔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올해의 RSA 공모전 수상작들 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 Ceramic Futures 부문, Jin Sang Hwang, Ravensbourne college of Design & Communication. 올해의RSA Design Direction에는, 한국 학생의 작품이 수상작중 하나로 선정되어 반가움이 더했다. 황진상씨의 디자인 컨셉은, 기존의 전기 쿠커가 4-5개의 각각 다른 사이즈의 히팅 유닛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과 달리, 쿠커 표면 전체가 히팅 유닛으로 구성되어 있어 사용자가 각각 서로 다른 사이즈의 쿠커를 어디에 올려 놓더라도 요리를 할 수 있게 한다. 사용자가 조리할 냄비나 후라이팬 등을 쿠커 위에 올려 놓으면, 그 쿠커의 밑바닥 사이즈와 같은 면적 만큼의 히팅 유닛이 적외선 센서에 의해 작동함으로써 사용자가 기존의 전기 쿠커보다 훨씬 자유롭게 요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 Wired Design 부문, Simon-Daniel Brown, Northumbria University. ""코트걸이 의자(Coathander Chair)""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공공 장소에 설치되는 모듈러 형식의 의자이다. 기존 옷걸이의 모양에서 아이디어를 따와 재미있는 이미지를 가지는 동시에, 직선, 짧은 커브, 긴 커브의 세가지 섹션으로 이루어져 어떠한 공간에서든지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다. 

* Water, Water 부문, Ines Sanchez Calatrava, Ravensbourne College of Design and Communication. 영국 사람들은 하루 평균 160리터 정도의 물을 소비하는데, 이중 50리터 정도가 좌변기의 물을 내리는 데 사용된다고 한다. 이 디자인 아이디어는 세면대에서 사용하는 물을 재활용하여 변기의 물을 내리는데 사용하는 것으로, 하루 12리터, 일년에 한 사람당 평균 5000리터 정도나 물을 절약할 수 있는데 있다고 한다. 가정용, 상업용으로도 모두 개발될 수 있는 이 디자인은 앞으로 목욕 후나, 세탁기, 그릇 세척기에 사용된 물도 재활용 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한다.

* Sustainable Packaging 부문,Rachael Pearson, Ainsley Rees, John Short, Kingston University. ""Solve""라는 이름의 이 세척 제품 디자인은, Poly Vinyl Alcohol-수용성 플라스틱으로 물과 카본을 분리시키는 재료-을 사용하여, 면봉이나 탐폰,1회용 샴푸 용기 등을 쓰고 버릴 때 좌변기에 버리면, 물에 녹아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또한 제품 자체가 패키지 역할을 하여 버릴 쓰레기가 없게된다.

* Sustainable packaging 부문, Daniel Beaumont, University of Huddersfield, 영국에서 한 해에 구매되는 핸드폰 수가 연간6억대에 달한다고 한다. 그만큼 핸드폰이 포장된 패키지 수도, 그로 인해 배출되는 쓰레기 부피도 엄청나게 많다. 핸드폰 상자 안에는 대게 상자, 분리대, 전화기가 담긴 통, 끈, 플라스틱 커버 등 핸드폰을 꺼내고는 바로 버려지는 부분들이 많다. ""Ori-Pak"" 이라는 이 디자인은 한 장의 카드보드지를 이용하고 섹션을 구분하여, 이러한 부속품들을 모두 제거하였다. 박스를 해체하면 그 자체가 간단한 제품 설명서가 되고, 후에는 자세한 제품 매뉴얼로 다시 접혀질 수 있게 되었다. 전화기는 한쪽에 보관되어, 나머지 부속품들로부터 구별되고, 충전기 또한 박스의 가장 밑부분에 따로 보관될 수 있도록 하였다. 바닥과 위의 뚜껑 부분은 띄어낼 수 있어 재활용을  훨씬 쉽게 할 수 있도록 한다.

* Sustainable Packaging, Andrew Millar, University of East London,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8백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경기를 보러 런던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에 따르면 올림픽 관련해서 배출하는 쓰레기의 대략 85%정도가 음식물 관련 쓰레기라고 한다. ""food on the go""라는 타이틀의 이 디자인은 컵과 포크, 나이프를 재활용 카드보드지를 사용한 트레이에 고정할 수 있어, 경기장 사이를 이동하면서 음식을 먹을 때 한 손만 사용해도 되도록 하였다. 땅에 묻으면 썩는(biodegradable) 재료를 사용하고, 포크나 나이프, 컵 등은 후에 기념품으로 보관할 수 있어서 방문객에게 올림픽에 대한 기억을 남기는 역할도 있다.

* Streets Ahead 부문,Emily Maher, Adam Mileusnic, Donna Plastow, Kingston University. ""TactiK""이라는 이름의 이 디자인은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촉감적인 신호를 전달해주는 도구이다. 사용자의 지팡이나 가이드 견의 무릎 쪽에 설치되며, 바닥의 재료에 반응하여 바닥에 위험한 물건이 있다면 촉감적인 신호를 전달하게 된다. 

* Inclusive worlds 부문, Sarah Ginn, Amanda Smith, Kingston University, Central Saint Martins College of Art and Design. ""TEMPlate""라는 이름의 이 접시는 기존의 세라믹 접시의 원리를 이용해 온도를 조절하고 모니터하여, 오븐이나 전자레인지에서 뜨겁게 달구어진 음식도 맨손으로 꺼낼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연세가 드신 어른들이나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황진상씨에 따르면, RSA는 다른 공모전과 달리, 수상 후에도 이를 사업 아이디어로 실현시키기 위한 아이디어 공모나 저작권 등록을 도와주는 등, 계속적인 지원이 연결된다고 한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 뛰어난 아이디어나 재능 있는 디자이너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제도가 인상적이다.

* 관련 웹사이트
http://www.thersa.org/exh/index.asp
http://www.rsadesigndirections.org/archiv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