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에 ""Innocent"" 사에 대한 글을 몇 번 소개한 적이 있다. 처음 소개했을 때만 해도 갓 탄생된 신선한 브랜드여서 ""Innocent""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 영국에서도 별로 없었는데, 이제 영국에서는 디자인과 참신한 비즈니스 마인드로 큰 성공을 이룬 진보적 회사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주간 디자인 잡지 ""Design Week""는 10월 11일호에 ""The Innocent effect""라는 주제로 ""Innocent""사와 관련된 흥미있는 기사를 실었다. 영국 식음료계의 브랜드 디자인, 패키지 디자인 트랜드가 최근 들어 ""Innocent"" 디자인의 영향을 받아, 재치있고 귀여운 어린아이 스타일로 많이 변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편으로는 Innocent 디자인에서 볼 수 있었던 순진하면서 (naive), 친구와 대화하는 듯한 (matey tone of voice) 친근한 문체가, Unilever, PepsiCo등 대형 브랜드들을 소유하고 있는 다국적 회사들에 의해 무분별하게 카피되고 있는 것을 꼬집기도 했다. 예를 들어, Innocent가 자신의 회사 건물을 ""fruit tower""라고 이름 붙인 것에 영향을 받았는지, ""Salty Dogs"" 감자칩 스낵류를 만드는 회사는 회사 건물을 ""Salty Towers"", 초콜릿 회사 ""Montezuma""는 ""Chocolate Towers""라고 각각 이름 붙였다.

이들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일반 과자, 스낵류에 비해 건강을 신경 쓴 먹거리라는 것을 강조한 제품들이라는 것이다. 1960,70년대에 처음 선보이기 시작한 이러한 건강 식품들은, 그 동안 대부분 다국적 기업의 편협한 마케팅 방식으로 진부한 이미지가 대부분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일상 생활에서 그냥 손쉽게 사서 먹고 버리는 스낵류의 포장과 브랜딩을 지나치게 상업화하여 표현한 브랜드와 디자인들을 주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다국적 기업들의 브랜드/패키지 디자인 접근 방식에 대한 반항으로, Innocent의 이미지처럼 친근한 디자인들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몇 년간의 어려움 끝에 최근 다시 재기에 성공한 영국 전통 유통 브랜드 ""Marks & Spencer""나, 독특한 디자인과 매장 디자인으로 주목 받는 스페인 신발 브랜드 ""Camper"" 에서 볼 수 있는 단순하고 명료한 문체들이 이러한 좋은 예로 들 수 있다.

이 기사에서는 이런 스타일을 적용한 패키지 디자이너들과의 인터뷰도 짤막하게 실었는데, 이들 역시 ""Innocent Drinks""가 자신들의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의 눈을 뜨게 하는 계기-예를 들어 거대 기업의 브랜드이면서도 굳이 ""기업적(corporate)""이고 ""진지하게(straight-faced)"" 보여질 필요가 없다는 것과, ""개성(personality)""을 가질 수 있다는 것-를 주었다고 덧붙했다. 그러나 이러한 ""천진난만, 순진무구""를 강조한 디자인 트랜드를 진실하게 반영하지 않고, 단순하게 디자인 스타일을 카피해서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눈속임 형식으로 사용할 경우, 이 트랜드 또한 금방 식상해지면서 다른 것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것을 기업들과 디자이너들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 Innocent의 과일주스 브랜드 ""juicy water""

* 왼쪽: PJ 스무디, 사실 이러한 천진난만 스타일을 디자인에 이용한 브랜드는 Innocent가 처음이 아니라 Ben & Jerry 아이스크림이라고 할 수 있다. 만화처럼 생긴 젖소, 구름, 데이지 꽃, 등을 응용한 이들의 디자인은 곧 미국 전역, 전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그런데 2000년에 유니레버사에서 이 회사를 사들인 이후, 이전의 매력을 잃어버리고 있어 안타깝기도 하다. 방부제가 없는 100% 스무디를 처음 만든 회사 또한 Innocent가 아니라, 1994년에 영국 스무디 마켓을 처음 만든 ""Pete & Johnny""s Smoothies""이다. 이 회사 또한 Ben & Jerry 스타일을 따라 당시에 매우 신선한 브랜드 이미지를 선보였는데, 2005년에 다국적 기업 PepsiCo사에 넘어간후, ""PJ  Smoothies""라고 이름을 바꾸고 디자인 회사 ""Landor Associates""에 의해 다소 차가운 대기업 브랜드 이미지로 탈바꿈했으나 이는 곧 실패로 평가 받았다. Landor사는 이 브랜드를 다시 디자인하여PepsiCo가 이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잃어버린, 기존 브랜드의 단순함을 되찾으려고 했다. 이번에 새로 디자인된 패키지는 핸드 드로잉으로 표현된 로고와 PJ의 의미를 ""Pure jaunt"" ""Perky Joy"" 같이 다양하고 재미있게 바꾸었다.
 
가운데: 견과류 브랜드 ""Munchy seeds"", 이 제품이 처음 만들어지게 된 계기- 창업자 ""Lucinda Clay""가 어렸을 적에 자신의 할머니가 손주들을 위해 사탕이나 초콜릿, 불량 식품 대신 몸에 좋은 아몬드, 해바라기 씨 등을 병에 담아 보관했다가 주시곤 했던 것에서 탄생했다는 이야기를 패키지 뒷면에 적었다. 디자인 컨셉은 사람들이 보통 견과류를 먹을 때 손가락을 사용해 다양하게 집어먹는 모습에서 착안해 이를 거위 등 다양한 동물 이미지로 재미있게 바꾸었다.

오른쪽: Jordan""s 시리얼, 1972년에 만들어진 이 시리얼은 처음 의 자연적이고, 단순한 simple value를 되살리기 위해 최근에 새로 디자인되었다.

* 프리미엄 브랜드 ""Darling Spuds"" 감자칩, ""Spud""는 감자를 칭하는 은어로, 감자 사진을 기본으로 여러 가지 이미지를 귀엽게 표현하였다.

* 왼쪽: ""Salty Dog"" 감자칩, 앞면에 강아지 일러스트레이션과 재미있는 글귀가 곁들여져 있다.  오른쪽: ""Higgidy"" 파이, ""Higgidy""는 흐느적거리는 모습을 표현한 은어로 파이가 오븐에서 나왔을 때 모습을 형상화한 이름이라고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