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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Day Care, Norway

 

일년중의 이즈음이 되면 북유럽은 암흑 속으로 빠져 든다. 거의 같은 위도상에 위치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의 수도인 오슬로, 스톡홀름, 헬싱키는 요즘은 낮의 길이가 거의 6시간 30여분 정도로 짧아 진다. 북쪽으로 올라가면 밤의 길이가 더 길어지는데, 북극권의 시작인 66.5도 이상이 되면 동짓날부근으로는 아예 해가 뜨지 않게 된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프로젝트인 유치원이 위치하는 노르웨이의 트롬쇠는 약 북위 70도의 위도에 위치한 곳으로 북극권보다도 한참 북쪽에 있는데, 요즘의 낮의 길이는 30분 정도라고 한다. 실제적으로는 이즈음부터는 해가 뜨지 않고 낮 12시 부근이 되면 남쪽 하늘에 붉은 노을이 물들다가는 곧 어두워지게 된다. 기온도 영하 10도 부근을 오르내리기 때문에 어른들은 물론이고 아이들도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지게 된다.
물론 이렇게 어둡고 추운 곳에서 사람이 무얼하며 어떻게 살까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북극권에서도 인간은 빙하기 이전부터 살고 있었으며, 현재는 노르웨이의 트롬쇠, 핀란드의 오울루, 스웨덴의 오스터순트 등을 중심으로 하여  각 나라의 북극권 도시의 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국가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춥고 어두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한 한가지 방법은 실내를 밝고 화사하게 꾸미는 것이다. 트롬쇠의 유치원 프로젝트는 그런 면에서 어찌 보면 전형적인 북유럽 디자인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색다른 면은 바로 유치원 디자인이라는 점이다. 한 유치원당 한화로 거의 35억원에서 40억원 사이의 비용을 투자하여 이미 2곳의 유치원이 문을 열었고 다른 4곳의 유치원이 건설중인 트롬쇠의 이 프로젝트는 아마 공공 유치원 프로젝트로서는 사상 최고 비싼 프로젝트일 것 같다. (좋은 환경의 유치원을 보내려면 상당한 원비를 지출해야 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북유럽에서는 아이들을 유치원을 보내는데 돈을 거의 내지 않는다. 오히려 나라마다 다르지만 상당한 양육보조금을 정부에서 보조받는다.) 이러한 막대한 투자 뒤에는 최근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노르웨이의 석유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석유로 벌어들인 돈을 공공 유치원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정신은 역시 북유럽 사민주의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상업적 공간의 디자인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도 공공 분야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때로는 그것이 세금의 낭비나 불필요한 과소비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성향이 있다. 사회공공분야의 디자인에 이런 막대한 투자를 하는 데에는 물론 자본의 유무 외에도 이러한 이유로 정치적 결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트롬쇠시의 공모에서 당선된 70N Arkitektur에서 담당하였는데, 이름이 의미하고 있듯이 북위 70도에 위치한 트롬쇠에 기반을 둔 건축가그룹이다. 총 622m2 면적의 이 유치원은"Model Playpen"이라고 불린다. Playpen은 집안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기구를 말하는데 보통 사방을 창살로 막아서 아이들이 밖으로 못나오도록 하고 그 안에서 장난감등을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Playpen안에서는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어떻게 자유스럽게 놀든 위험에 처할 걱정이 없다는 뜻에서 유치원 역시 그 안을 아이들의 자유공간으로 만들고자 하였다고 한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위험 요소가 될 가구나 여러 가지 부속물들을 모두 없애고 모두 벽에 붙박이로 집어 넣을 수 있도록 하고 벽에는 수많은 구멍과 놀이 시설들을 부착해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서 놀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큰 특징은 가변벽의 사용이다. 필요에 따라 벽을 자유스럽게 회전하면서 새로운 방을 만들 수도 있고 벽을 움직이면서 아이들이 놀 수도 있도록 하였다. 이 벽면에 선반,서랍,칠판,클라이밍 파티션, 인형극 무대 등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넣어놓았다.
이런 디자인을 처음 본 어른들은 아이들이 벽에 끼이거나 하지 않을까 혹은 실내 구조가 너무 복잡해 유치원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위치를 놓치지나 않을까 걱정하였지만 실제로 아이들은 스스로 사용법을 알아낸다고 한다. 가변벽의 사용에는 새로운 교육철학도 반영한 것이다. 모든 아이들을 반별로 나누어 각 반이 같은 시간에 같은 활동을 하는 대신에 아이들의 요구에 맞추어 다른 프로그램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체 유치원 공간이 획일적이어서는 안되고 그때그때 공간 배치를 다르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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