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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디자인+첨단의 디자인=북유럽 디자인

이번 호에서는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최근의 일반적인 북유럽 디자인을 전반적으로 소개해볼까 합니다. 아직 북유럽 디자인과 친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간략한 북유럽 디자인의 상황과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는 리포트가 될 것 같습니다.
 
먼저 핀란드 라플란드에 가면 만나볼 수 있는 산타 할아버지 얘기로 시작할까 합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전세계의 어린이들에게 꿈을 주는 산타클로스 이야기는 본래 북유럽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일년의 반이나 되는 길고 춥고 어두운 겨울을 보내던 이들에게 동짓날은 가장 겨울이 깊은 날이면서 동시에 바로 다음날부터 해가 길어지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추운 날씨에 밖에 나돌아다니기 힘든 때 따뜻한 벽난로 앞에서 이들은 북유럽의 눈 덮인 숲을 돌아다니는 빨간 모자를 쓰고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난장이들과 트롤들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줍니다. 동화 속 인물들 중에는 나쁜 요정도 있고 긴긴 동짓날 밤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요정도 있습니다. 후에 기독교가 전래되면서 이런 북유럽 설화들은 기독교의 이야기와 결합하면서 동짓날 대신에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게 되고 터키의 선행을 베풀던 성인 이야기와 결합하면서 북유럽의 요정은 산타클로스로 바뀌게 됩니다. 물론 필자가 네덜란드에서 지낼 때는 신터클러스라는 산타클로스와 비슷하지만 또 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성인을 축하했었듯, 이런 설화는 핀란드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핀란드는 이걸 재빨리 상업화해서 라플란드의 북극권이 시작되는 지점에 산타마을을 만들고 전세계의 관광객으로 받아들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떠들썩한 미국식 테마파크의 모습대신 작고 소박하지만 따뜻한 북유럽의 아름다움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붉은 크리스마스나무와 전나무 장식 나무 집 그리고 빨간 모자를 쓴 요정은 추운 겨울 차가워지기 쉬운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습니다. 100% 핀란드산 자작나무로 제작하는 핀란드 액세서리 브랜드 아아리까(Aarikka) 도 그런 따뜻한 북유럽 크리스마스 장식에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핀란드산 나무로 만든 핸드메이드, 크리스마스 트리 테이블 데코레이션, Aarikka


 

핀란드산 목재를 사용해 핀란드 호수 패턴에서부터 디자인된 트레이(외부 작품)와 열판(내부 작품), 기본적으로 알바 아알토의 부드러운 곡선의 목재 가구를 만드는 정신과 기술을 잘 이어받아 현대 시대에 맞는 작품을  만들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야니 마르티카이넨(Jani Martikainen),  Majamoo 디자인 회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으로 이루어진 북유럽 5개국에 대한 관심은 요즘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에 많은 관심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을 실감합니다. 세계에서 살기 좋은 나라, 가장 행복한 나라, 가장 부패가 없는 나라, 국가 경쟁력 지수, 교육 경쟁력 등의 순위표를 들여다 보면 이들 북유럽 국가들은 항상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지요.

북유럽 디자인은 그 모던함과 단순하면서도 기능적인 디자인으로 지난 20세기에 전세계 디자인 계에 커다란 바람을 일으켰고 그 영향력은 아직도 줄어들지 않고 계속 되고 있습니다. 사실 북유럽 국가들의 정치, 경제, 사회적 장점들과 자연, 민주주의, 그리고 첨단 이라는 키워드로 특징지어지는 북유럽 디자인은 밀접한 연관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유럽 디자인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그 특유의 민주주의적 특성인 것 같습니다. 북유럽의 거리에서 카페에 앉아 창 밖의 거리를 한참 바라보다 보면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특징이 바로 한국에서 보기 힘든 장애인이 탄 휠체어나 유모차를 거리에서 많이 그것도 아주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물론 북유럽에 장애인이 더 많거나 아이가 더 많아서는 아닙니다. 오랜 사회 민주주의의 전통을 자랑하는 북유럽에서는 장애인이든 아이든 그 누구든 공공장소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공유 되고 있고, 이것은 아이들의 권리일 뿐만 아니라 아이와 함께 밖으로 나온 아빠, 엄마의 권리라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는 사회가 바로 이 곳 북유럽입니다. 고소득자들에게 엄청난 누진세가 부과 되기 때문에 수입면에서 북유럽의 상위층과 하위층의 소득격차는 보통 4배를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높은 소득세에도 불구하고 북유럽 사람들이 이에 대한 불평이 크지 않은 것은 이러한 세금이 바로 교육과 의료 등 복지와 문화와 예술 등 사회의 공공부문에 투자되어 부가 개인적으로 사용되기 보다는 모두가 함께 잘사는 평등한 사회에 대한 이상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북유럽 사람들의 이상을 우리는 디자인에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사람을 중심에 세운 공공 건물 디자인, 인체공학적 최적화를 지향한 작업 환경과 산업 설비 디자인 등 북유럽 디자인은 진정한 사회 경제적 민주주의를 디자인의 지향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디자인이 단순히 멋과 화려함, 상업적 성공을 위한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배려를 포함해야 된다는 정신은 사소해 보이고, 지나치기 쉬운 곳에도 어김없이 적용되어 있는데 무엇보다도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과 물건들에서 그 정신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스톡홀름의 가장 크고 화려한 NK백화점의 어린이 용품 코너에서는 왼손잡이 어린이들을 위한 숟가락부터 아기띠까지 어른들의 편의를 위한 물건이 아니라 어린이들과 아기들의 눈높이에서 바라 본 디자인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북유럽 제품에서 기능성의 강조 역시 이런 민주주의적 사고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불필요한 장식적 요소를 제거한 단순한 디자인을 통해 대량 생산을 쉽게 하고 적절한 제품 가격을 실현함으로써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디자인에서는 기능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로 받아 들여지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신을 잘 살렸던 디자이너로는 1950년대에서 60년대에 이름을 날렸던 핀란드의 카이 프랑크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북유럽 디자이너들이 포함됩니다. 요즈음에는 모든 이들에게 모던하면서도 기능적인 디자인을 제공해야 한다는 사고를 잘 표현하고 있는 브랜드로 스웨덴의 인테리어 브랜드,이케아(IKEA)와 세계 최대 패션 회사가 된 스웨덴H&M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 브랜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모던하면서도 트렌디한 디자인을 제공함으로써 ""모든 이들에게 좋은 디자인을"" 이라는 북유럽 디자인의 모토를 잘 반영하고 있다.


 

세계적인 핀란드 건축가 Alvar Aalto가 디자인한 paimio chair는 7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핀란드 가구회사 Artek에서 생산,판매하고 있다.


 

핀란드 이이딸라사(Iittala)사의 유리로 제작한 "Green Lapwing" .


 

깔끔하고 기능적인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으로 세계 시장을 평정하면서 세계 최대규모의 가구 회사로 자리매김한  스웨덴 IKEA사의 어린이용 가구 디자인. 어느 누구나 집안을 가꾸고 디자인할 수 있다는 민주적인 디자인의 대표적인 예로 꼽힙니다.


 

xplory 유모차 제품 이미지들

어린아이나 노약자 등 소수를 위한 디자인이 잘 이뤄지고 있는 노르웨이의  스톡케(Stokke)사에서 디자인된 유모차. 아이와 엄마가 눈을 맞출 수 있으며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등받이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자연 속의 소재로 디자인을 만들고 있는 핀란드 마리메코(Marimekko)사의 Unikko 패턴


 

북유럽 사람들에게 자연은 휴일이나 휴가 기간에만 특별하게 만나는 대상이 아니라 자연 그 자체가 바로 이들의 삶입니다. 울창한 전나무나 자작나무 숲으로 둘러 쌓인 시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스톡홀름,오슬로,헬싱키와 같은 도시들도 동아시아의 과밀 도시는 물론이고 다른 유럽의 도시들보다 훨씬 인구 밀도가 낮고 도시 안에 푸른 숲과 호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백야현상으로 인해 지지 않는 태양아래 서늘하고 너무 덥지 않은 여름날을 호수와 숲과 바다에서 즐기고 어둡고 추운 긴긴 겨울에는 스키와 아이스하키,사우나 등을 즐기며 자연과 함께 해 왔습니다. 또한 아주 높은 비율의 사람들이 호숫가와 바닷가에 여름 별장을 소유 하고 있고 주말과 휴가 기간을 직접 목수일과 도예, 바느질 등을 하면서 보내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독특한 빨강색과 노란색으로 칠해진 집들과 주변의 목초지가 눈 덮인 산을 배경으로 풍경화처럼 서있는 노르웨이에서부터 손때 묻지 않은 천연의 호수와 숲 사이로 여름 별장들이 점점이 뿌려져 있는 스웨덴과 핀란드에 이르기까지 아름다운 자연과 그 속에서 직접 땀 흘려 집안을 가꾸는 전통 속에서 북유럽 디자인은 태어났습니다. 알바 아알토의 물결치는 호수를 담은 디자인과 마리메코의 따스한 봄 햇살을 집안에 바로 담아 놓은 듯한 디자인들,아르텍의 부드러운 자작나무의 결이 살아 있는 가구들과 이딸라, 코스타 보다 등의 유리 제품들에서는 자연과 장인 정신이 그대로 살아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북유럽 디자인은 또한 그 기능성과 첨단의 이미지로도 유명합니다. 북유럽 사람들은 대체로 수줍음이 많고 좀 사고가 좀 딱딱한 면도 있으며 처음 사귀기가 그다지 쉽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먼저 지냈었던 네덜란드 사람들과는 무척이나 다른 북유럽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또한 대세에 순응적이고 유행에 민감한 면모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들의 이런 특성은 첨단 기술을 받아 들이는 데 있어서 매우 유연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전세계 인터넷 보급 비율을 보면 북유럽 국가들은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첨단 기술을 받아 들이는 특성에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별로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미국과 유럽의 다른 나라들 사람들과 비교하면 북유럽 사람들은 기술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꽤 유별난 점이 있습니다. 리눅스 운영 체제를 만든 핀란드의 리누스 토발즈와 이동 통신 분야를 주도하는 노키아와 에릭슨, 삼점식 안전벨트와 ABS를 처음 도입한 볼보 자동차등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렇게 기술에 대한 높은 인식을 가진 북유럽 사람들이 있습니다.

감각적이면서도 기능적인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덴마크 Bang & Olufsen 오디오와 티비 셋트 디자인.첨단 기술과 디자인을 잘 결합하여 기능적이면서도 감성적인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낸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힙니다.


 

혁신성과 실험정신이 강한 핀란드에서 탄생한 노키아사의 NokiaN91 시리즈


 

스웨덴 볼보가 새로 선보인Volvo XC60-2 차량 내부 디자인


 

지난 30여 년에 걸쳐 검정과 오렌지 색만으로 사용하여 혁신적이고 기능적인 가위와 정원용 도구 등을 디자인하고 있는 핀란드 피스카스(Fiskars) 회사 정원용 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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