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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throw 공항 터미널 5 개장을 앞두고……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공항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런던의 히드로(Heathrow) 공항이 그 중에 꼽힐 것이다. 런던 주변에는 Heathrow, Stansted, Luton, Gatwick 이렇게 네 곳에 공항이 있는데, 이중에 가장 메인 공항이 Heathrow 이며, 현재 네 개의 터미널이 있다. 그러나 기존의 건물들은 많은 이용객들을 감당하기엔 작고 낡아서, 20년 전 새로운 터미널 Terminal 5를 짓기 시작했다. 3월 27일에 문을 열 예정으로 지금 마무리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다. 물론 규모가 크긴 하지만 20년이나 걸린 것에 대해, 얼마 전 BBC 방송에서는 그보다 훨씬 큰 세계 최대 규모의 건물이라는 베이징 국제공항을 짓는데 4년 안팎이 걸린 것에 비교해서 영국인들의 비효율성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 기존의 Heathrow 터미널에서 종종 빚어지는 풍경

 

다른 항공사는 제외한 영국 국적 항공인 British Airway 비행기들만 이 새 터미널을 사용할 거라고 하는데, 메인 빌딩을 중심으로 두 개의 위성 빌딩을 무인 전차가 서로 연결한다. 파리의 퐁피두 센터를 디자인한 Richard Rogers Partnership (현재는 Rogers Stirk Harbour and Partners로 바뀌었음.)이 디자인한 건물로 기존의 답답하게 막힌 히드로 공항 터미널들과 달리, 인천 공항처럼 건물 전체가 탁 트이게 바뀌었다.

영국 항공이 주로 사용할 것이며,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만큼, 히드로 터미널 5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영국에서 단일 건물로는 최대 규모라고 하는 이 터미널은, 설계 전부터 현재까지 이용객들이 원하는 바들을 건축 디자인에 적용하는데 이런저런 노력을 기울였다. 그 중에 현재 공항의 불편함을 승객들에게 듣고 고친 부분 몇 가지를 예를 들자면,

1. 이용객 불만: 기존 히드로 공항은 모든 것들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 많이 걸어야 한다.
새 터미널 해결 방안: 메인 빌딩을 중심으로 두 개의 위성 터미널을 지어 동선이 줄어들도록 했다. 또한 보완 검색대를 두 군데에 두어 보완지역을 지나는데 너무 많이 걷지 않게 하였으며, 비행기가 도착하는 게이트를 터미널 주변으로 두어 여권 심사하고 짐을 찾는 곳을 가깝게 설계하였다.

2. 이용객 불만: 히드로 공항은 경유하는 비행 노선이 많아 편리하지만, 갈아타는 비행기의 출발 터미널이 다를 경우에 매우 불편하다.
새 터미널 해결 방안: BA의 거의 모든 노선들이 다 새 터미널에서 운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터미널 이동 문제는 많이 줄어든다. 또한 다른 항공사들의 비행기들도 서로 협력사마다 같이 그룹을 만들어 되도록이면 같은 터미널로 묶어서, 경유 시 같은 터미널 내에서 이동이 가능하도록 계획하였다.

3. 이용객 불만: 현재 공항 보완 검색대를 지나는데 줄이 너무 길어 오래 기다려야 한다.
새 터미널 해결 방안: 보완대를 두 곳에 설치하여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도록 하였다.

4. 이용객 불만: 건물들이 낡았다.
새 터미널 해결 방안: T5는 넓직하고 공기가 잘 통하게 설계되었으며, 콘크리트 벽이 아닌 유리창을 설치하여 비행장, 런던시 스카이라인, 윈저 성 등 주변이 잘 보이도록 디자인되었다. T5에 들어오는 지하철 역도 유리 천장을 사용하여 빛을 최대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하였다. 하지만 T5는 사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그다지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비행기 소음과 연료 등이 환경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몇 달 전에 대규모의 데모를 하기도 했다. T5 건물은 최신식 재료와 기법을 사용하여 최대한 환경 친화적인 건물로 만들기도 했지만, 여전히 히드로 공항의 확장에 대해서는 큰 이슈가 되고 있다.

 

* 외부 모습


 

* 내부 모습

 

이번 신공항 터미널 건축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영국 최대 규모의 사용자 테스트를 시행했다는 점이다. 공식 오프닝을 몇 달 앞둔 지난 겨울부터, 히드로 공항을 운영하는 BAA사와 영국 항공사 BA는 개장 전에 공항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아닌지를 모의로 실험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실제 일반 영국 사람들이 참여한 이 테스트는 몇 개월 동안에 걸쳐 매일 작게는 수백 명, 많게는 수천 명씩 하루에 공항에 초대해 여러 가지 사용자 테스트를 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대규모의 design audit이 어떻게 이루어 지는지, 어떤 형식으로 평가가 되는지 궁금하여 참가 신청을 하였다. 내가 참가한 날은 주말이 아닌 평일이었는데, 참가비가 주어진 것도 아닌데 평일에 남/녀/노/소, 개인, 그룹들이 몇 백 명씩 참여한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아직 개장된 건물이 아닌데다가, 공항이라는 첨단 보완이 요구되는 건물인 만큼 신분 확인과 안전/보완과 관련된 브리핑이 가장 먼저 이루어졌다. 참가자들은 여러 가지 상황을 가진 시나리오가 담긴 가상의 유저 프로파일이 담긴 서류를 받게 되었는데, 이러한 역할은 날짜에 따라 사람들에 따라 각각 달랐다고 한다. 내게 주어진 역할은 오전에는 히드로 공항을 통해 홍콩으로 출발하는 비즈니스 맨, 오후에는 요하네스버그에서 영국을 거쳐 뉴욕으로 환승하는 아주머니, 뉴욕에서 영국으로 도착하는 여행객 이렇게 세 가지의 역할이 주어졌다. 공항에서 직접 체크인을 하는 상황, 이미 온라인으로 체크인을 한 상황, 짐 무게가 최대 무게를 초과한 상황 등 여러 가지 상황들이 참여자들에게 주어졌다.

실제로 비행기 티켓도 주어지고, 여행 가방도 들고 다녀야 하며, 보완/검색대도 실제처럼 거쳐야 했던 이 경험은, 실제로 비행기 안으로 티켓팅을 하며 들어가서 좌석에 앉아서 식사도 하고, 비행기 자체도 잠시 활주로로 움직였다가 다시 연결 통로로 도착하는 등, 모든 면에 있어서 실제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참가자들도 실제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면서, 이러한 사용자 참여 테스트가 일반 사람들에게 디자인에 관한 관심을 주는 계기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나라도 큰 공공 건물이나 공간을 디자인하고 건설할 때, 많은 일반 국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을 듯하다.

 

* 시험운행때 사용된 사용자 프로파일과 설문지들

 

* 관련 웹사이트:
http://www.terminal5.ba.c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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