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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ert Bertolin의 세상속으로



근래에는 일러스트가 그래픽의 장유한 장으로 인정을 받으면 트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삽화""라고 알려진 일러스트는 어린이 동화책에나 잡지에 글 읽는 심심함을 덜어 주기 위한 수단 정도로 예전에는 쓰였던 것이 요즘은 일러스트 혼자서 우뚝서 새로운 장르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어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니다. 본인도 일러스트를 그리고 있어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하고.

로호(rojo)에서 메시지가 왔다. 전시인데 이름을 들어서는 그림이 퍼뜩 떠오르지 않았다.
궁금증도 앞서고 구경시켜주어야 할 손님들도 한국에서 왔으니 이 곳 젊은 디자이너들의 젊은 전시를 보러갔다.

알베르트 베르도린(Albert Bertolin)은 이제 이십 대의 막바지를 살고 있는 일러스트 작가(Illustrator: 나는 가능한 삽화가라는 말은 쓰고 싶지 않다. 쓰지 않겠다)이다. 전시장 문을 들어 서기도 전에 화려한 색상들이 와락 달려든다. 덮친다.
"A mi amo mi perro" 나는 나의 개를 사랑해. 음 멋진 제목에 강렬한 색상까지 맘에 쏙 드는 그림들이다. 아! 그림을 가까이서 보고나니 그가 누군지 알 것 같다. 로호 잡지 초창기 표지를 장식하던 그 강렬한 그림들을 어찌 잊을 수가 있을까?
 
운 좋게 작가도 전시장을 서성이고 있었다. 말을 걸어봐야겠다. 도대체 그의 머리 속에 무엇이 들었길래 이런 그림을 그리는지 알고 싶어 갑자기 안달이 났다.

 



사랑이야기 란다. 알베르트는 색을 칠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바르셀로나와 베를린을 오가면 산다. 그의 이미지 속의 사람들은 혹은 동물들은 그의생활에 직접 함께 사는 이들이다. 해학적이고 익살맞은 얼굴과 표정이 압권이다. 그림 속에서 웃고 소리질러대는 친구들이 소리 없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의 초창기 작업 중 많이 기억 남는 것이 건물들 사이를 오가며 불을 뿜는 괴수의 모습 같은 것이다. 여전히 건물과 도시는 그의 최근 그림 속에 살아있다. 무섭거나 두렵기보다는 킹콩을 보는 듯 정겹고 재미있다. 거친 선과 무서운 이빨을 세운 얼굴들이 하나도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검은 밤 상상의 날개를 날고 놀이 공원에 오른다면 꼭 이런 풍경이지 않을까?

 



꽃이 피고 하얀 코끼리들이 오가는 붉은 도시. 복작거리고 분주한 우리의 생활을 작가 나름대로 강렬하게 보여준다. 상징과 은유의 시 한편을 읽는 기분.

 



우주의 도시를 그린 작품이겠지. 도시와 사람들에 관심을 가진 작가의 시선은 어떤 방법으로도 자주 소재로 등장한다.

 



관계 또한 그에게 있어 중요한 이야기 거리이다. 도시와 사람, 사람과 사람, 도시와 도시, 시스템과 이야기 등등. 자세히 보면 그들 사이 거리는 없다. 아주 근소한 거리만이 있을 뿐 곧 다가서면 손에 잡힐 듯한 관계가 그들을 실타래처럼 엮고 있다.



우스광스런 얼굴에 날카로운 이빨을 들어낸 이들은 놀라고 즐겁고 화가나 있고 행복하다. 밝은 색상 때문인지 이빨을 드러 낸 얼굴 뒤의 천진한 모습 때문인지 내 얼굴을 보듯 정겹기만 하다.

 



알베르트의 자유로운 세계가 그대로 묻어 난 그림이다. 넘쳐나는 세상을 우화적으로 신나게 그려나간 흔적이 역력하다. 밝은 색상과 다양한 동물과 인간들의 어울림이 작가에게는 이상적 낙원으로 보인 게 아닐까?

 



전시장 광경. "A mi amo mi perro"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작은 소품 위주로 전시가 되어있었는데 커다란 그래피티가 입구를 멋지게 장식해주고 있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강력한 색상과 자유로운 의지와 표정이 살아있는 그의 세상 속 친구들이 여기저기에서 손 짓을 하고 있다.

같은 전시를 두 번 보러 가는 경우가 아주 흔한 일은 아니다. 정말 맘에 들었거나 배울 것이 많은 전시라면 두 번을 보아도 또 가고 싶게 마련이니까. 알베르트의 전시가 내게는 최근 본 어느 전시보다 마음에 와 닿았다. 그의 털털해 보이지만 예민한 작가적 성향이 맘에 든다. 자유분방한 가슴을 지나고 이상으로 가득한 머리를 지닌 그가 멋져 보였다.   
자신의 것이라도 패부 속 깊이 까지 잠겨있는 생각과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비록 예술가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알베르트는 겁도 없이 그들을 마구 꺼내 표현할 줄 아는 작가이다.

일러스트가 스스로 그림 한 점으로 빛날 수 있는 것이 참 기분 좋다.

http://www.glazn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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