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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업사이클링 : 식품 부산물의 선순환을 실천하는 리하베스트(RE:HARVEST)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40억톤 가량의 식량을 생산하고 있으나 이 중 3분의 1은 음식물 쓰레기로 배출된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전 세계 인구 중에서 기아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8억 명에 달한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환경 파괴를 가속화 시킨다. 기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필수 요소인 음식이 기후 위기, 분쟁, 구조적 빈곤과 불평등 등의 이유로 공급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특정 국가만의 일이 아니다. 배고픔 없이 모두가 먹고 살 수 있는 세상 ‘제로 헝거 Zero Hunger’는 유엔이 인류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2030년까지 달성하고자 한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17개 중의 두 번째 목표이기도 하다. 

 

이미지 출처 : 유엔 세계식량계획 https://www.wfp.org/sdgs

 

 

식품 산업 분야에서도 낭비되는 음식, 식자재 등으로 활용한 다양한 푸드 업사이클링 방안을 연구, 개발 중이기도 하다. 업사이클링은 부산물, 폐기물, 쓸모없거나 원치 않는 제품에 가치를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킨다는 의미로 우리말로는 ‘새활용’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기름을 짜고 남는 참깨의 깻묵, 알맹이보다 더 좋은 영양소가 들어 있는 과일 껍질처럼 식품 제조 공정에서 필요한 성분만 추출하고 버려지는 식재료, 혹은 외관상 가치가 떨어진 식재료를 재가공하고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킴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고 식량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푸드 업사이클링이 성장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퓨처마켓인사이트(FMI)에 따르면 세계 푸드 업사이클링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530억 달러이며, 매년 4.6%의 성장률로 2032년까지 약 83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푸드 업사이클링(식자재의 새활용)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1. 완성된 음식의 새활용이다. 음식점에서 버려지는 많은 양의 완성된 음식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앱 혹은 새로운 유통 경로를 개발하는 방안 등이 있을 수 있다. 미국의 ‘Too Good To Go’ 앱은 배달앱처럼 깔아두면 주변 음식점에서 만든 지 하루가 지나지 않았지만 팔리지 않아서 버리기 직전의 음식을 1/3 정도 가격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다. 

2. 못난이 식품의 활용이다. 과일과 채소 등의 농산물은 선별 과정에서 크기가 작거나 못생기면 상품 가치가 낮다고 판단하여 유통과정에서 제외되거나 폐기된다. 이를 저렴하게 판매하거나, 주스, 스낵 등을 만들 수 있으며, 도정 과정에서 제외되는 조각 쌀, 밀기울을 활용한 스낵과 빵 등의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방식이 제안되고 있다. 못난이 농산물 정기배송 서비스인 한국의 어글리어스, 흠집이 났거나 모양이 예쁘지 않아서 상품화되지 못했던 과일을 활용한 Climate Candy 등이 미국에서 출시되기도 했다.

3. 식품의 부산물 활용이다. 식품 제조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들, 맥주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 과일과 채소의 껍질 등을 이용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맥주 부산물을 활용한 쿠키 반죽을 제조하는 미국의 Doughp, 미국의 Pulp Pantry에서 채소 주스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을 추출하여 만든 비건 과자 펄프칩스, 닭고기와 맥주 및 채소의 부산물 성분으로 만든 고단백 스낵 야파(Yappah)를 생산하는 미국의 Tyson Foods 등이 있다. 

 

 

최근 들어서는 국내에서도 점차 푸드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푸드테크 10대 핵심기술 분야에 푸드 업사이클링을 선정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리하베스트(RE:HARVEST, 대표 민명준)는 식품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하여 건강하고 착한 식품을 만들어 내는 국내 최초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이다. RE(다시)와 HARVEST(수확하다)를 조합해서 “다시 수확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리하베스트의 시작은 영양분이 많지만, 활용 기술이 없어서 버려졌던 ‘맥주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하여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고 식품 자원 문제를 부분적으로나마 해결하자는 것이었다.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보리 부산물에는 곡물의 풍부한 영양 성분이 남아 있는데 그동안 돈을 주고 폐기해 왔었다. 그러나 리하베스트를 설립한 2019년만 해도 국내에서는 푸드 업사이클링이라는 개념이 익숙지 않았기 때문에, 부산물이라고 하면 음식 찌꺼기, 쓰레기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 규제를 풀기 위해 국세청, 식약처, 환경부 등 여러 정부 부처의 협조가 필요했으며, 결국 맥주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보리 부산물 대신 식혜 제조에서 발생하는 보리 부산물을 활용하여 ‘리너지 가루’를 만들어 냈다. 이후 점차 인식이 바뀌기 시작하면서 맥주 및 식혜 부산물을 이용하여 만든 대체 밀가루, 리너지 가루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미지 출처 : 리하베스트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reharvest.official

 

 

이미지 출처 : 리하베스트 자사몰 https://reharvestshop.com/

 

 

 

리하베스트의 대표 제품인 리너지 가루는 “리사이클(recycling)”과 “에너지(energy)”를 합친 단어이다. 맥주나 식혜를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맥주박, 식혜박을 세척, 탈수, 건조, 분쇄, 이물 및 균 검사의 다섯 단계를 거쳐서 식품 부산물에서 발생하기 쉬운 미생물을 없애고 제품의 영양 성분을 끌어올린다. 리하베스트는 현재 국내 맥주, 식혜 부산물의 56%를 차지하고 있는 5대 기업과 계약을 맺고 부산물을 원료로 공급받고 있다. 특히 맥주박은 보리에서 탄수화물과 당을 추출해 맥주를 만들고 나면, 식이섬유와 단백질만 남는다. 이러한 맥주박을 활용한 리너지 가루는 밀가루 대비 단백질 함량이 2.4배, 식이섬유 함량은 20배 높고 칼로리는 낮다. 또한 환경적 측면에서도 리너지 가루 1kg 생산 과정은 같은 양의 밀가루 수확 과정과 비교해서 탄소배출을 11kg 감소, 물 사용량은 3.7톤 절감시키며, 식품 부산물 양을 3kg 절감시킬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리하베스트 자사몰 https://reharvestshop.com/

 

 

스타트업 초기에는 파트너사들에게 공급하는 B2B 거래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식품 업체들과의 계약, 협업 및 B2C 거래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리너지 가루를 사용하여 미스터 피자와 함께 피자 도우를 만들고, 뚜레쥬르와 함께 리너지 가루와 밀기울을 활용한 통밀 식빵을 출시하기도 했다. 밀기울은 밀가루를 가공할 때 얻을 수 있는 속껍질로 영양소가 풍부하다. OB맥주와 함께 리너지 가루를 활용한 친환경 한맥 리너지 크래커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리하베스트에서 직접 출시한 리너지바, 그래놀라, 초코볼, 쫀드기와 같은 간편식과 스낵류를 선보이면서 동남아시아 및 북미 진출도 예정되어 있다.  

 

이미지 출처 : 리하베스트 자사몰 https://reharvestshop.com/

 

 

이미지 출처 : 한맥 브랜드 사이트 https://hanmac.ob.co.kr/pr/archive.php

 

 

리하베스트는 맥주박, 식혜박 뿐만 아니라 홍삼박, 과일 부산물 등을 활용하여 식품 부산물 영역을 넓히고 고부가가치, 고기능성, 고영양 식품 원료 및 제품군 개발을 확장할 계획이다. 제빵 과정에서 나오는 식빵 부산물을 맥주 원료로 업사이클링하려는 연구도 진행 중이며, 동물성 부산물을 활용한 푸드 업사이클링 영역도 개척해 나갈 예정이다.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이미 만들어진 음식과 부산물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장점을 찾아내어, 이를 활용한 또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어렵지만 우리가 꼭 나아가야 하는 길을 선택하고 개척해 나가는 리하베스트의 힘찬 행보를 기대해 본다. 

 

 

 

 

 

참 고자료

리하베스트 : https://reharvestshop.com/

리하베스트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reharvest.official

유엔 세계식량계획 : https://www.wfp.org/

The Food Institute : https://foodinstitute.com/focus/report-upcycling-ingredients-gains-traction-on-esg-benefits/

한맥 브랜드 사이트 : https://hanmac.ob.co.kr/pr/archive.php

 

 

 

 

 

서민정(국내)
연세대학교대학원 의류환경학과 석사 졸업
(전) 인터패션플래닝 트렌드 분석 연구원 및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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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업사이클링 #푸드테크 #리하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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