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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아트 전시 - 럭스 : 시.적.해.상.도 (LUX : Poetic Resolution)

미디어 전시 ‘럭스 : 시.적.해.상.도’는 2021년 런던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된 대규모 미디어 전시 '럭스: 현대미술의 새로운 물결(LUX: New Wave of Contemporary Art)'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순회 전시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뮤지엄에서 전시 중이다. 제목의 LUX(럭스)는 빛을 뜻하며, 부제 Poetic Resolution(시적해상도)은 빛과 소리를 해상도와 주파수로 수치화하여 예술의 형태로 활용하는 미디어 아트를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계의 미디어 아트 선두 주자 12명(작가 혹은 작가 그룹)이 작업한 16점의 미디어 작품을 선보인다. 명상적 풍경(Meditative Landscape), 새로운 숭고함(New Sublime), 기술적 미니멀리즘(Technical Minimalism), 안식처라는 4가지 소주제로 구성되었다. 빛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시적인 은유를 담아 냈으며,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면서 사색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얼마 전 진행된 전시 ‘헤더윅 스튜디오:감성을 빚다(Heatherwick Studio:Building Soulfulness)를 기획한 SUUMX (숨X)에서 기획했다. SUUMX (숨X)는 2003년 미술사학자이자 큐레이터인 이지윤이 런던에 설립한 사무소로 다양한 글로벌 현대미술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숨X 홈페이지 http://suumx.com/exhibitions/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카스텐 니콜라이(Carsten Nicolai)의 유니컬러(Unicolor), 2014

첫 번째 작품은 카스텐 니콜라이의 유니컬러이다. 카스텐 니콜라이는 베를린에 기반을 둔 독일의 예술가이자 음악가이다. 빛과 소리, 공간에 대해 탐구하며, 소리와 빛의 주파수에 따라 만들어진 색과 음향, 파장을 통해 관람객들이 시각, 청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지지직거리는 전자음과 함께 길게 뻗은 복도의 한 면에 컬러들이 계속 변화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카오 유시(Cao Yuxi), AI 산수화 (Shanshui by AI), 2022 

다음 전시관으로 들어서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커다란 8폭 병풍처럼 서 있는 벽면에 멋진 산수화가 움직이고 있다. 상하이와 선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이자 개발자인 카오 유시(제임스)의 작품이다. 그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의 시각 효과 디렉터를 담당하기도 했다. 수만 개의 픽셀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는 AI 기술로 인터넷에서 발견한 동양 수묵화 이미지를 학습하여 역동적인 입자들로 완성된 AI 풍경화를 만들어 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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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필로티 리스트(Pipilotti Rist), 겨울풍경(Winter Landscape), 2021

1980년대 중반부터 국제 예술계의 중심인물로 활동해 온 스위스 출신의 피필로티 리스트는 공간적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이다. 회화 작품처럼 보이지만 계속 들여다보고 있으면, 컬러가 변하고 캔버스 위에 물방울이 뿌려지는 등 유화와 비디오 아트를 복합한 새로운 형태의 비디오 아트를 선보이고 있다. 유화 위에 재생되는 다양한 비디오 작품을 통해서 캔버스 위에 색을 입히거나 다양한 효과를 부여한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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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즈* (fuse*), 인공 식물학(Artificial Botany), 2019 - ongoing

다음 방에는 저마다 다른 식물 일러스트레이션이 상영되고 있는, 여러 개의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어 있다. 잎, 줄기, 꽃, 암술 등이 자라나고 변화하는 성장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되는 영상과 사운드를 통해 넋을 잃고 보게 만든다. ‘인공 식물학’은 2007년 설립된 종합 예술 스튜디오 fuse*의 작품으로 머신 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한 식물 세밀화를 통해서 새로운 기술의 표현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한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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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성(Je Baak), 기억색(Memory of Color), 2023

전시장의 두 벽면에 수채화를 그리는 큰 손이 움직이고 있다. 붓질을 따라서 사슴, 나비, 토끼, 새, 꽃과 식물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이번 전시에 유일한 국내 작가인 박제성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동양 철학과 현대 과학의 개념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하여 만들어 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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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앙 엠 앤드 클레어 비(Adrien M & Claire B), 코어(Core), 2020

깜깜한 방에 작은 점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우아한 움직임을 시작한다. 점들은 마치 입체적으로 움직이면서 파도가 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 작품은 2020년 파리의 케테 리릭 문화 센터에서 열린 페어 코프스 전시의 일부이기도 하다. Adrien M & Claire B 회사는 2004년부터 디지털 아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무대 행위예술 및 설치에 이르기까지 유기체적인 디지털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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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넉스(Julianknxx), 블랙 코퍼리얼(브리드) Black Corporeal(Breathe), 2021 

8개의 개별 스크린에서 가스펠을 부르고 있는 개개인과 중앙의 큰 화면에 이들이 합창하듯이 노래하는장면이 동시에 상영되고 있다. 작품 블랙 코퍼리얼(브리드)는 물질성과 흑인 정신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우리의 호흡 능력이 단순히 공기를 머금는 폐의 기능이 아니라, 스트레스, 불안, 사회적 편견 등 모든 것에 끊임없이 영향을 받는 행위라고 생각하고, 사회 안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합창단의 반복적인 후렴 ‘브리드’는 단순한 동작을 명상과 해방의 행위로 이끈다.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줄리안 넉스는 자신의 시적 작품을 행위예술, 영상, 음악과 결합시키는 작가이다. 이 작품은 블랙 라이브 메터즈(Black Lives Matter)라는 흑인 인권 운동 직후에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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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심 제스트코프(Maxim Zhestkov), 보더 02(Borders 02), 2022

원소와 같은 수많은 알갱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통해서 우주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주는 이 작품은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뉴미디어 작가 막심 제스트코프가 제작했으며, 빅뱅을 재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마시멜로 레이저 피스트(Marshmallow Laser Feast), 발견되지 않은 숲의 성역(Sanctuary of the Unseen Forest), 2021-2022

5.5 미터 높이의 거대한 스크린에 보이는 커다란 나무뿌리 모습이 점차 인간의 신경계, 혈관, 물줄기 형태와 같은 형상으로 서서히 변화한다. 울창한 숲속에 있는 듯한 사운드와 함께 빠져들 것 같은 영상으로 디지털 명상을 경험할 수 있다. 과학과 예술의 협업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 내는 마시멜로우 레이저 피스트 그룹의 작품으로 실제 아마존을 방문하여 ‘세이바 트리’라는 나무를 360도 촬영했다고 한다. 대자연의 신비로움과 웅장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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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프트(DRIFT), 메도우(Meadow), 2017 

다음 전시 공간에서는 빈 백(bean bag) 의자에 편안하게 누워서 천정에서 폈다가 지기를 반복하는 꽃들을 감상할 수 있다. 16개의 꽃송이는 실크를 이용하여 제작되었고, 각각의 꽃들은 저마다 다른 색상의 조명을 가지고 있어서 다채로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자연주의적인 모티브의 키네틱 아트 작품을 제작한 네덜란드 출신 작가팀 드리프트는 여러 분야의 학문을 아우르는 65명의 구성원과 함께 설치 및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그룹이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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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타 킴(Krista Kim), 컨티뉴엄 : 서울(Continuum : Seoul), 2023

전시 공간 양쪽 벽면에 큰 스크린을 통해서 다양한 빛의 컬러들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변화하고 있다. 가운데 비치된 의자에 앉아서 조용히 명상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이 작품은 한국계 캐나다인이자 미국에 거주하는 디지털 아티스트 크리스타 킴의 작품이다. 작가는 코로나 기간 동안 경험한 단절과 고립감을 디지털 아트를 통해 해소하고자 했다. 빛과 색의 연속성을 탐구하고자 미묘한 층을 쌓는 방식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시각적으로 조화로움을 만들어 낸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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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에브리씽(Universal Everything), 트랜스피겨레이션(Transfiguration), 2020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작품이다. 거인이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 같은 형상에 다양한 물질을 사용하여 흥미롭게 표현했다. 불, 물, 공기, 풀, 흙, 돌, 금속, 나무, 털, 용암 등 자연의 원소적인 성질을 이용하여 생명의 진화에 대해 표현하고자 했다. 형상이 변화함에 따라 재료에 해당하는 발걸음 소리를 담아냈다. 2011년 처음 제작된 후 2020년 리마스터링되었다.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이 생각나는 작품이기도 했다. 유니버설 에브리씽은 2004년 설립된 국제적인 미디어 아트 디자인 콜렉티브 그룹이다. 매트 파이크(Matt Pyke)가 설립했으며, 전 세계의 아티스트, 기술자, 프로그래머와 원격 소통하며 새롭게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적합한 팀을 구성한다. 이번 전시에는 트랜스피겨레이션을 포함해서 4개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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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에브리씽(Universal Everything), 커뮤니온(Communion), 2020 

작품 커뮤니온은 유니버설 에브리씽을 이끌고 있는 매트 파이크와 사이먼 파이크 두 형제가 만든 작품으로 음악은 동생인 사이먼이, 영상은 형인 매트가 제작했다. 상형문자에서 영감받아서 수많은 유기체가 다양한 형태의 모습을 보이며 춤을 춘다. 작품의 제목인 ‘커뮤니온’의 의미 ‘친교’처럼 360도 몰입형 설치물을 보고 있으면 같이 둠칫둠칫하게 만든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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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에브리씽(Universal Everything), 퓨쳐 유(Future You), 2019

유니버설 에브리씽의 작품 ‘퓨쳐 유’와 ‘인투 더 썬’은 인터렉티브 작품이다. ‘퓨쳐 유’는 관람객이 움직이는 모습에 따라 로봇 공학적인 형태가 47,000가지 방식으로 변형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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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에브리씽(Universal Everything), 인투 더 썬(Into The Sun), 2022 

작품 ‘인투 더 썬’도 인터렉티브하게 반응하는데,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식물이 싹트고 피어나거나 바람에 흔들리는 등의 형상으로 보다 따뜻한 감성으로 표현한다. 

 

이미지 출처 : 서민정 

  

박제성(Je Baak), 유니버스 (Universe), 2019

마지막으로 박제성의 또 다른 작품인 ‘유니버스’는 멈추지 않는 놀이기구의 구조를 재현한 애니메이션이다.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 대관람차 등을 탈 때, 오직 두려움과 기쁨만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감정이 양극단으로 치닫는 것에서 영감받았다고 한다. 놀이기구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기계들의 끝없이 반복되는 삶의 굴레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 작품은 전시 티켓팅 하는 곳 근처의 천정과 벽면에 영상이 투사되고 있었던 것 같다. 필자는 모르고 지나쳐서 리뷰를 읽으면서 알게 되었으니, 방문하시는 분들은 꼭 잊지 말고 챙겨 보시길 바란다. 

 

최근에는 다양한 미디어 아트 전시들이 많이 보여지고 있지만, 이번 전시의 몰입감은 굉장히 압도적이었다. 작가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작품에 대한 특별한 지식 없이도 작품 자체에 빠져들게 만든다. 멍때리며(?) 볼 수 있는, 힐링이 되는 전시였다. 복잡한 시간대를 피해 방문하시어, 작품을 온전히 느껴보시길 권한다. 

 

 

 

 

전시 장소 :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뮤지엄(DDP 뮤지엄) 전시 2관

전시 기간 : 2023년 9월 5일 – 12월 31일까지

관람 시간 : 매일 10:00 – 20:00

입장권 : 일반 20,000원, 청년 15,000원, 청소년 10,000원, 어린이 5,000원

티켓 구매 : 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3012217

 

 

 

 

참고 자료

SUUMX 사이트 : http://suumx.com/exhibitions/






서민정(국내)
연세대학교대학원 의류환경학과 석사 졸업
(전) 인터패션플래닝 트렌드 분석 연구원 및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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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전시 #럭스:시적해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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