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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피처폰'

 

DSLR 못지 않은 성능을 가진 카메라, 웬만한 컴퓨터 못지 않은 그래픽 성능과 CPU가 탑재되는 등 스마트폰의 발전이 눈부신 이 때, 이와 반대로 20-30대 사이에서는 '피처폰(Feature Phone)'이 인기를 끌고 있다. 피처폰은 1990년 대 후반부터 2000년 대까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에 통신 수단으로 사용된 최저사양의 폰을 가리킨다. 이 기기는 모바일 운영체제가 없기 때문에 전화, 문자, 카메라 등 기본 기능만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밀렸지만 여전히 판매 중이며, 스마트폰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사양이 낮기 때문에 대학 입학을 앞두고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 학생들을 위한 '수능폰', 새로운 기능에 익숙하지 못한 어르신들을 위한 '효도폰'으로 사용되어 왔다.

 

 


ⓒ pxhere.com/ko/photo/912604 

 

몇 년 전부터 불어온 레트로 열풍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반이 되는 시대 또한 변화해왔다. 80년대, 90년 대에 이어 'Y2K'라 불리는 2000년 대까지 레트로의 영향권에 들면서, 그 당시 사람들에 손에 들려 있던 피처폰이 새롭게 주목받게 되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되는 과정을 겪은 70-80년 대 생에게 피처폰은 그저 추억의 아이템이지만,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이 일반적이었던 세대에게 피처폰은 또 다른 '힙' 아이템 그 자체였다.

 

 


유튜브 '피처폰' 검색화면 

ⓒ youtube.com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연예인들이 앞다투어 피처폰을 쓰는 모습을 보이면서, 피처폰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오르는 중이다. 연기자 한소희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자신이 사용하는 갤럭시 폴더 2를 보여주며 피처폰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고, 사람들은 그녀의 설명에 뜨겁게 호응하며 피처폰이 대세라는 것을 증명했다. 해외 연예인들 또한 피처폰 사랑에 여념이 없다. 유명 가수 카밀라 카베요와 리한나, 유명 배우 스칼렛 요한슨 등이 스마트폰 대신 피처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 flickr.com/photos/djwudi/382030798

 

젊은 세대가 피처폰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피처폰의 독특한 디자인에 있다. 피처폰이 대중적으로 사용될 시기에 제조사들은 자사가 개발한 특별한 성능과 기능을 두드러지게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의 핸드폰을 선보였다. 덕분에 멀리서 봐도 어떤 제조사의 제품인지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차별화가 느껴지는 폰들이 탄생했다. LG전자의 초콜릿폰과 샤인폰, 삼성전자의 가로본능폰, SK텔레텍과 팬택의 스카이폰, 모토로라의 레이저 등, 현재의 스마트폰에 비하면 다채로운 디자인들이 시대를 풍미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되어가면서 제조사들이 선보이는 휴대폰의 디자인은 놀라울 정도로 서로를 닮아가게 된다. 결국 개성이 없는 디자인이 스마트폰의 특징이 되었다. 디자인에서 어필이 어려워지자 제조사들은 앞다투어 기능과 성능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런 경쟁 속에서 휴대폰의 디스플레이와 배터리가 점차 커지게 되었고, 스마트폰은 한 손으로 조작하기 힘든 크기와 무게를 가지게 되었다. 놀라울 정도로 기술이 발전되었지만 오히려 감성은 쇠퇴한 스마트폰에 질린 이들이 다시 개성을 찾아 피처폰을 찾는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과하면 덜한 것보다 못하다는 옛 사자성어가 어울리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인스타그램 '레트로케이스' 검색화면

ⓒ instagram.com

 

일상의 모든 것에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기를 바라는 지금의 젊은 세대는 손에 쥐고 있는 핸드폰마저 패션 아이템처럼 보이길 원한다. 그래서 이들은 피처폰을 선택했고, 폰에 스티커, 비즈, 사진 등을 더해 꾸미는 '폰꾸'에도 열심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폰꾸'를 검색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핸드폰을 꾸미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그와 더불어 스마트폰을 아예 피처폰처럼 보이게 하는 케이스 디자인도 선보여 눈길을 끈다. 피처폰에 달려 있던 안테나나 물리적인 키보드를 더한 케이스는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아이템인 동시에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아이디어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가 폴더폰을 연상케하는 플립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폰꾸 아이템을 함께 공개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도 이와 결을 같이 한다. 이들은 핸드폰 뿐만 아니라 버즈 케이스 또한 레트로 감성을 더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었다. 이어 삼성전자는 삼성의 혁신 DNA 스토리를 담은 스페셜 에디션 '갤럭시 Z 플립5 레트로'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삼성전자, '갤럭시 Z 플립5 레트로 출시' 

ⓒ news.samsung.com

 

2003년 출시 당시 '벤츠폰', '이건희폰'으로 불렸던 SGH-E700은 내장형 안테나를 탑재해 휴대성을 높였고, 뛰어난 성능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천만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제품이다. 갤럭시 Z 플립5 레트로는 이 SGH-E700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다. 인디고 블루와 실버 색상을 차용했으며 2000년대에 많이 쓰이던 픽셀 그래픽을 재해석한 스크린 테마 등과 더불어 삼성전자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시대별 로고가 담긴 플립수트 카드 3종 및 플립수트 케이스 등을 함께 선보였다. 이를 통해 피처폰 시대의 향수와 더불어 그때부터 이어져 온 회사의 디자인 철학을 알리고 있다.

 

 

 

ⓒ pexels.com/ko-kr/photo/5950093/

 

스마트폰에는 일상의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이 있지만, 오히려 그런 기능 때문에 폰에 매여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경쟁하듯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지친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피처폰이 인기를 얻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디지털 디톡스'도 있다. 일상 대부분을 스마트폰 화면과 마주하는 것은 물론이고 개인의 생활이 드러나는 것에 피로감과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생길 수 있는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처폰을 선택한다. 피처폰의 느린 구동 속도는 오히려 핸드폰을 멀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처럼 수시로 온라인에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개인적인 정보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여기에 기능이 많이 없기 때문에 스마트폰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매력적이다.

 

첨단 기술의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기술보다는 마음을 울리는 감동이 있는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그래서 LP 판, 필름 카메라, 아날로그 게임기, 캠코더, 워크맨 등이 유행하고 있다. 일상의 대부분의 일들이 터치 하나로 이루어질 수 있는 세상에서 새삼 불편함을 감수하는 이들에게서 인간다움을 느끼고 싶어 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제품 디자인에서 기능·성능만큼이나 감성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트렌드가 아닐까 싶다.

 

 

박민정(국내)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 졸업
(현)프리랜서 패턴디자이너
(현)디자인프레스 온라인기자
(현)두산 두피디아 여행기 여행 작가
(전)삼성전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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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폰 #Z세대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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