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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장르 공공미술-낙산프로젝트

문화관광부 주체로 이루어진 공공미술 시범사업 <아트 인 시티>는 2년간 27억원의 예산과 50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 거대 프로젝트였다. 낙산프로젝트는 전국 31개 프로젝트 중 하나로 2007년 9월부터 시작되었으며, ‘섞다, 잇다 함께 어울리다’라는 주제로 주민들의 참여를 적극 활용한 뉴장르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하지만 본래의 취지와는 어긋나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해서 시간이 지체되었고 그로인해 곳곳에 미흡한 점이 보이기도 한다.

먼저, 낙산은 어떠한 곳일까?
낙산은 산의 모양이 낙타 등처럼 솟았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조선시대에 궁녀들이 살았고 조선후기에는 젖소를 기르던 곳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대학로의 그늘에 가려진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이다. 소외된 공간을 보듬어주고자 시작한 낙산 프로젝트를 따라가 보았다.

재개발의 붐이 일고 있던 당시, 낙산 주민들은 이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낙산의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낙산이란 그릇을 최대한 이용해 덧칠하는 방법으로 접근을 했다.

곳곳에 미술작품이 숨겨져 있고 지도 한 장과 사진기를 들고 낙산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벽화, 설치작품, 조각 등 다양한 작품들이 낙산을 장식하고 있다. 작은 집들이 빼곡히 들어있는 낙산의 건조함을 적시고자 했던 작품들은 세월의 흔적이 보여 많이 부식되고 벗겨져있다.

공공미술 작품은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하물며 대학로, 광화문과 같이 열린 공간에 있는 작품도 어려운데 낙산과 같이 특수한 장소는 오죽하겠는가.

담벼락 위에 남녀가 달려와 서로 포옹하는 모습의 작품이 있다. 그런데 누군가 포옹하는 연인의 모습을 훔쳐가는 바람에 다시 제작해야 했다. 프로젝트 하나였던 담장이 허물어지고 건조한 펜스가 쳐있기도 했다. 처음부터 이런 변수를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또한 프로젝트의 오점이며 생각해 볼 일이다.

아이들이 참여해 만든 스티로폼 새들은 얼마 있지 않아 한두 마리씩 실종되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손길이 깃든 새들을 욕심낸 아이들의 소망을 어찌 비난하겠는가.

낙산 프로젝트는 주민들의 부정적인 반응 때문에 주로 동네 어르신과 어린이들의 참여를 끌어냈다. 그렇게 발전한 공공미술 작품이 동네 골목골목 숨어있다. 그런데 작품보다도 낙산의 주민들의 생활 곳곳에는 아마추어적이어도 생활에서 묻어나는 예술작품이 보인다.

동대문 운동장이 개발의 횡포로 무너지고 낙원상가도 철거를 앞두고 있다. 새롭디 새로운 새 건축물은 마치 거대한 괴물 같고, 서울의 괴물들은 이 도시에 골목을 집어삼키고 있다. 골목이 아직 남아있는 낙산에는 남산의 108계단 못지않은 드라마 속 명소가 될 법하다. 계단 옆 벽의 그림은 누군가 그려 넣은 계획되지 않았던 작품이다. 프로젝프 바깥에 있는 이런 작품들이 낙산 공공미술의 묘미다.

낙산의 굴다리 벽면에 걸려있는 그림들은 낙산의 경로당 어르신들의 작품이다. 어르신들은 직접 만든 작품들이 거리에 걸린다는 것에 즐거워하셨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작품을 소개하는 재미를 톡톡히 보셨다고 한다. 참여자가 만족한 만큼 기획자에게도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작가 한젬마가 참여한 동숭치안센터다. 시민의 소리를 잘 듣겠다는 의미로 귀를 그려 넣고, 독수리, 태극마크 등을 간판에 이용해 기존의 경찰서에 대한 시민의 위화감을 덜었다.

얼마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친구가 한국을 "PRETTY"하다고 표현했다. 길거리의 미술작품이나 지하철 벽화, 심지어 화장실타일까지도 너무 인상깊다고 하는 말이다. 이런 환경에 다소 익숙해져있는 자신에게 그 외국인의 발언은 신선했다. 서울의 공공미술이 서울을 방문한 타인에게는 어떻게 보여지는지, 충분한 만족은 못하더라도 조금은 채워주고 있는 듯하다.
이런 면에서 낙산 프로젝트는 공공미술 활성화의 모범이 되는 사례다. 비록 졸속 추진이 곳곳에 보이고 공공미술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이 적어 아쉬움이 크지만, 더 성공적인 공공미술을 위한 발판이 되었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 공공미술의 붐이 일고 있는 시점에, 지금 우리가 소비적이고 파괴적인 공공미술이 아닌 옳바른 공공미술의 길을 걷고 있는걸까. 다시 되돌아 봐야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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