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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세상을 위하여_PIXAR展

존 라세터 (미국, 1957년생)
룩소
룩소 주니어, 1986
파스텔


비가 오는 7월 마지막 주의 주말. 비도 피할 겸 전시회 나들이를 결정하고 디자인에는 별 관심이 없는 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로 PIXAR전을 택했다.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았는지 전시장은 어린이와 함께 온 가족단위의 관람객부터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로 붐볐다. 그만큼 PIXAR전이 연령에 관계없이 모두 다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전시장은 크게 Character / Story / World & Colorscripts / Artscape / Zoetrope 의 5부분으로 나뉘어진다. 감정을 가지고 있는 각자의 캐릭터와 삶과 갈등의 과정을 보여주는 스토리, 그리고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세계를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과정에서 남게된 스토리보드와 모형들을 단순히 전시해놓은 것에 불과해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 안에 보이지 않는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예술과 기술의 완벽한 조화로움’이라는 일반적인 관점을 넘어 PIXAR전을 바라보는 건 어떨까?


마크 앤드류스 (미국, 1968)
스토리보드: 인크레더블 vs. 옴니드로이드
인크레더블, 2004
디지털



스토리의 완벽한 표현을 위하여
PIXAR의 현재를 있게 한 존 라세터는 기술적 발전 이전에 그들이 창조하고 있는 영화의 예술적인 성취에 더욱 집중하며 “3D 애니메이션에서 기술적 능력은 영화를 받쳐주는 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우리의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3가지다. 그 하나는 우선 ‘이야기(Plot)’이다. 그리고 둘째는 ‘이야기’이다. 마지막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야기’이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스토리의 강조는 친절한 도슨트의 설명에서도 강조된 부부이다. 애니메이션은 영화와 같이 보여주는 예술로 그것이 완성되는 것은 스토리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결국은 시각적으로 보이는 표현방법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스토리에 맞는 캐릭터 설정과 그와 울리는 모습이 우리에게 완벽함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크리스 베르나르디 (미국, 1962년생)
버트 베리 (미국, 1975년생)
제이미 프라이 (한국, 1962년생)
이본느 헤업스트 (독일, 1970년생)
로라 필립스 (미국, 1959년생)
벌린다 반 발켄브르흐 (네덜란드, 1967년생)
다양한 물고기들
니모를 찾아서, 2003
디지털



털끝하나라도 살아있는 캐릭터를 위하여
<몬스터 주식회사>의 설리반은 아이들에게 겁은 주는 몬스터이다. 포악해보이면서도 친절한 설리반을 표현하기 위해 PIXAR는 수많은 디자인을 검토하고 다양한 색감과 질감을 적용해보고 캐릭터를 완성했다. 전시에서는 설리반의 털 방향연구라는 제목의 드로잉을 볼 수 있는데 몬스터의 털 방향에 따른 시각적 느낌에서 오는 캐릭터의 느낌의 변화에 대해 스스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시각적으로 표현된 그 털을 보면서 촉각적인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의 머릿결과 길이가 다르듯 “설리반”이라는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수십가지(아니 어쩜 수백가지가 될지도 모르지만)의 드로잉을 하고 분석한 것은 그들의 말하는 스토리와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마지막 단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털 방향 연구와 더불어 패턴 연구도 함께 되었으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비로소 영화의 주인공이 탄생한 것이다.
이는 같은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어떤 질감의 재료를 썼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른 것과 같다. 하나의 의자를 만든다고 할 때 나무로 만들어진 의자는 따뜻한 느낌이고 반면에 유리나 스틸로 만든 의자는 차가운 느낌이 들 것이다. 캐릭터 하나를 완성하는데 털 방향까지 연구하는 PIXAR의 활동을 보면서 우리는 정작 직접 사용하는 물건들을 디자인함에 있어 얼마나 많은 실험과 연구를 하고있는가 라는 반성을 하게 했다.


티아 W. 크래터 (미국, 1957년생)
레이아웃: 빌 콘 (미국, 1955년생)
나뭇잎 다리
벅스라이프, 1998
아크릴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상상속의 세계를 위하여
애니메이션들의 주인공이 살고 있는 곳은 상상의 세계이다. 특히 주인공이 사람이 아닌 경우에 영화 속에 표현된 세계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눈높이와는 많이 다르다. <벅스라이프>에 표현된 곤충들의 세계는 곤충의 시각에서 관찰되고 묘사되었다. 영화의 도입부에서 추수를 하던 개미떼 앞에 커다란 나뭇잎이 떨어지자 주인공 개미는 길이 끊겨버렸다고 말한다. 그러자 감독관은 “It's nothing compared to the Twig of 1993.”라고 말한다. twing의 첫 글자가 대문자로 적혀있으며 이것을 그대로 해석하면 “1993년에 일어난 나뭇가지 추락사고와 비교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냐”의 뜻이다. 이에 대해 PIXAR는 “1993년 ‘단풍참사’도 잘 이겨냈잖아!”라고 자막을 만들었다. 사람에게는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 하나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개미같이 작은 곤충에게는 큰 사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시각적으로 보이는 화면의 관점과 함께 상황에 맞는 그들의 대사는 영화를 보면서 우리도 마치 개미와 같이 작아진 느낌으로 영화 속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다.
디자이너가 만드는 물건의 사용자는 불특정다수일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경우에 따라서 그 대상이 명확할 때가 있기도 하다. 어린이 용품이나 실버용품이 대표적인 경우인데 그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디자인하는 사람은 그들과 같은 나이가 아니라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부분들을 놓치기도 한다. PIXAR는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곤충들 심지어 장난감에서도 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PIXAR의 노력처럼 디자이너 또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루 노마노 (미국, 1972년생)
컬러스크립트
인크레더블, 2004
디지털

랄프 이글스턴 (미국, 1965년생)
초기 컬러스크립트
니모를 찾아서, 2003
파스텔



영화에서 보이는 분위기를 위하여
제작과정에서 스토리를 보조하는 것은 미술이다. 미술 담당은 스토리가 갖는 분위기나 영화 속 장면, 상상속의 캐릭터를 실제로 재현해내며 칼라 스크립트를 제작해 각 장면들의 감정선을 짐작해본다. 컬러 스크립트는 전반적인 색채, 조명, 분위기를 통해 전체 스토리의 정서적인 내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각 장면의 색상, 분위기, 시간대를 표현함으로써 영화의 조명 효과를 향상 시킨다. 또 빛과 색을 이용하여 따뜻하거나 어두운 분위기를 장면 속에 나타나게 하고 캐릭터에게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아이디어를 최대한 단순화해서 스토리가 어떻게 관객들의 마음속에 ‘정서화’될 수 있을지를 짐작해 볼 수 있게 한다.
컬러 표현은 색채에 대하여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감정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PIXAR의 컬러스크립트가 분위기와 정서를 전달한다면 디자인에 사용된 컬러 또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컬러의 조합들이 어떤 느낌을 주고 어떤 메시지를 표현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디자이너에게도 꼭 필요하다.

PIXAR 애니메이션 20주년 기념전을 통하여 디자인과 관련된 여러 가지들에 대해 생각 볼 수 있다. 앞에서는 시각적인 표현과 관련된 것에 대해서만 살펴보았지만 자신들의 작품을 보여주는 전시장을 통해서는 공간디자인에 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다른 분야의 디자인을 한다고 해도 지금까지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면 분명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는 세계를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빈틈없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수많은 연구와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완벽한 세계를 만들어낸 PIXAR는 에니메이션 세계의 신이 아닐까 싶다.


* 이미지 출처 : 픽사 스튜디오

* 픽사애니메이션20주년 기념전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제1, 2전시실에서 9월 7일까지 계속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http://www.pixar200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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