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Alessi의 앙증맞은 사람형태 와인오프너 디자이너로 널리 알려진 이탈리아 디자인계 거장 Alessandro Mendini가 9월 6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갤러리 인터아트의 청담동 전시장에서 ‘Alessandro Mendini : Redesign & Revival’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Alessandro Mendini가 전시회 오프닝에 직접 참석해 디자인 관련 국내 기자들과 자리를 함께 하는 등 애착을 보였다고 한다. 필자는 오프닝 다음 날인 일요일 오후, 따뜻한 햇살과 함께 느긋이 방문한 전시장에서 뜻하지 않게 Alessandro Mendini를 만날 수 있어 그간 제품으로만 접하던 그를 직접 접하는 행운을 맛보기도 했다. 그는 몇 일 후에 있을 해외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자신의 개인 전시일정으로 참석이 힘들 것이라고 밝히며 개인전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디자이너겸 건축가 Alessandro Mendini는 사물과 인간의 정신을 연결시키는 것이 Design이며, 사물이라는 대상과 교감할 수 있는 무언가를 불어넣는 시각적 언어가 바로 Redesign이라고 말한다. 특히 Redesign은 기존 사물에 생기를 돌게 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무미건조한 현대인의 삶에 자극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그의 디자인 철학은 미니멀한 아름다움을 전하는 반면 표현의 제약을 초래하기도 하는 모더니즘의 아쉬운 점을 보완해 준다.
그의 철학을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에는 일반적인 의자 등받이 부분에 독특한 장식을 첨가한 ‘Thonet Chair’, 앤티크한 형태에 과감함 컬러와 패턴을 사용한 ‘Byblos Casa’ 가구 및 거울, 다양한 색점으로 표면이 마감된 ‘proust’ armchair’ 등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앞서 언급된 작품들과 함께 감성디자인으로 완성된 그의 다양한 역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전시장 입구에는 크고 작은 형태로 다양하게 구성된 ‘Proust's armchair’가 위치하는데, 이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문학작품에서 시작된 것으로 예술적 접근으로 인해 사물이 어떻게 재현되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색점은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지닌 것이 아닌 시간과 공간의 무한함 속에서 살아가는 각자에게 삶의 의미를 회상할 수 있는 기억의 조각을 나타낸다.

또한 전시장 1층 벽면에는 그의 대표적인 디자인 제품 중 하나인 와인오프너 ‘안나’와 ‘멘디니’의 다양한 시리즈를 접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다이아몬드와 지르콘이 박힌 ALESSI 한정판 와인오프너 ‘Anna Gioiello’가 최초로 공개되어 더욱 특별하다.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이 와인오프너는 인간의 동작으로부터 나온 디자인으로 발레리나가 긴팔을 올리고 내리는 동작을 제품에 활용한 것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의 이름에서 제품명을 가져와 로멘틱함까지 느껴지는 듯하다.

다음으로 1층과 지하에는 클래식한 형태에 예상 밖의 화려한 컬러와 패턴을 활용해 완성된 Byblos Casa 가구들이 전시되어 Alessandro Mendini만의 독특한 개성을 물씬 느껴 볼 수 있다. 특유의 화려함으로 어떠한 의자는 마치 피카소의 작품을 패브릭으로 활용한 듯 추상적이며 또 다른 의자 및 소파에서는 미로를 뱅글뱅글 표현한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더불어 두 벽이 만나는 모서리부분에는 하나는 실버, 다른 하나는 컬러풀하게 마감된 동일한 형태의 거울을 두어 컬러 차이에서 느껴지는 대비감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기존의 가구에 장식요소를 더해 의미를 부여한 제품들도 만나볼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가 바로 Thonet chair이다. 이는 디자인을 통해 단순히 앉는 기능, 그 이상의 새로운 의미를 갖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렇듯 전시장 곳곳에서는 디자인을 통해 이전의 사물이 생기를 띄고 새로운 의미를 지닐 수 있게 됨으로 무미건조한 현대인의 삶속에 자극을 주는 감성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다.

전시 장소 : 서울 강남구 청담동 80-14 갤러리 인터아트
전시 문의 : 544-8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