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일본에서는 아주머니에서부터 택시기사에 이르기까지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알고 있는 세계적인 건축가이다. 지난 9월 18일 ‘2008 한화 드림 컨퍼런스’의 첫 번째 강연에서 ‘인간, 자연 그리고 건축’이라는 주제로 안도 타다오를 만날 수 있었다. 강의에서는 그가 생각하는 건축철학과 건축가로서의 꿈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그에 대한 인간적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건축가로서의 그의 이력 중 눈에 띄는 점 중의 하나는 그가 건축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전직 복서라는 것이다. 14살 때 자신의 집을 개조하는 했던 것이 건축과의 첫 번째 만남 후 건축공부를 계속 하고 싶었지만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그는 싸우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복서의 길을 택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지 포기하지 말라는 할머니의 말씀을 되새기며 건축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온 결과 지금에 이를 수 있었다. 안도는 인생을 살면서 혼자서 싸워 헤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싸움이 없는 곳에는 감동도 없을 거라는 그의 말에는 복싱을 통해 고독한 싸움을 이겨내고 건축에 대한 꿈을 이룰 수 있었던 삶이 담겨있는 듯 했다.

꿈을 가지고 있는 때, 그때가 바로 청춘이다.
안도의 주변인이 말하길 그는 항상 청춘일거라 했다. 청춘이란 다름 아닌 꿈을 가지고 있는 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요소에 의해서 포기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머리 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이루기 위해서 부딪혀야 할 난관은 생각보다 많다. 그는 산토리 미술관 앞 바다에 돌고래 3마리를 기르자는 제안을 했다.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그 돌고래를 보러 오사카를 찾게 될 것이라고 했지만 오사카 시장의 반대로 그 꿈은 아직 이루어 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도는 포기하지 않고 최근 새로 선출된 시장에게 똑같은 제안을 하고 있는데 그 역시 재정상의 문제로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안도의 꿈이 이루어진다면 가까운 미래에 산토리 미술관 앞에서 돌고래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건축은 정지된 것이 아니기에 시간이 지나면 자란다.
지금 안도의 사무실은 원래 어른 두 명과 아이 한 명을 위해 안도가 디자인한 주택이었다. 1년 후 다시 안도를 찾아온 클라이언트는 쌍둥이를 낳아서 이집에서 살 수 없게 되었으니 안도가 사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안도는 그 집을 사서 자신의 사무실 공간으로 만들었는데 자신의 공간을 직접 설계하니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에피소드가 담겨있는 그의 사무실은 원래의 공간에서 위로 한 층을 증축하였고 그 후 옆집을 사서 확장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그 공간까지도 위로 증축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안도가 말하는 자라는 건축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그는 현재 이탈리아 베니스의 17세기 건물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자라는 건축의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건축이란 사람의 심금을 울려야 한다.
그는 로마 판테온 시전에 처음 갔을 때 ‘빛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이렇게 지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고, 세 번째 갔을 때는 신에게 부르는 노래가 귓가에 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렇듯 건축이란 사람의 심금을 울려야 한다고 했다. 강의 첫머리에서 따뜻한 마음이 없으면 건축할 자격이 없다고 했던 안도의 말과 함께 안도는 살아있는 것을 좋아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고 소개했던 후루야먀 교수의 말이 생각났다. 그야말로 공간을 사용할 사람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건축가가 아닐까? 그의 건축을 완성하는 것은 노출콘크리트가 아니라 바로 그의 따뜻한 마음이 아닌가 싶다.

건축은 매력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의미있는 수단이다. 안도 타다오는 그의 건축을 통해 일본의 오사카를 한번쯤은 가고 싶은 도시로 만들었다. 그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용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우리가 사는 이 곳 서울을 매력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하여언제나 청춘으로 꿈꾸자 그리고 포기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