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로 562돌을 맞은 한글날. 조금 늦은 이야기 같지만 이 달이 지나가기 전에 한글날과 관련하여 있었던 디자인적 이벤트를 짚고 넘어가려 한다.
올 10월은 유난히 한글날을 맞이하는 다양한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각 포털사이트의 로고 디자인이었다.

평소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놀랍게도 모든 사이트가 영문 표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로고 디자인을 한글로 바꾸었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가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각 사이트마다 기존 로고의 서체 스타일이나 색상은 유지해가면서 변화를 주었는데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하루만 한글로고를 쓸 것이 아니라 계속 써도 되겠다는 등 네티즌의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었다.

특히 네이버와 다음은 네티즌의 참여로 한글로고가 탄생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네이버는 캘리그래피 전문가를 비롯하여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나 한글학교 선생님 등 일반인의 손글씨가 그대로 메인에 걸렸는데, 사이트에 방문을 할 때나마다 랜덤으로 보여졌다. 다음은 9월부터 로고 공모를 하여 네티즌이 직접 디자인한 작품을 선정해 으뜸 당선작을 메인에 걸었고 10점의 버금기림당선작을 소개했다. 디자인을 함에 있어 '다음'이라는 브랜드명이 갖는 의미나 4가지 색상의 의미를 네티즌이 파악하게 됨으로써 홍보 효과도 거두지 않았을까 싶다.
한글날을 맞이한 포털 사이트의 이러한 로고디자인 이벤트로 많은 방문자들은 한 번 더 한글날에 대해 인식하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취지로 다른 국경일이나 올바른 사고확립이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이벤트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곳곳에서 한글 관련 전시 행사도 열렸다. 10월 9일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진행된 <한글 손글씨, 거리를 물들이다>축제.

한글 상상체(뒤에 자세한 설명)의 서체 발표식 후 전문 손글씨 작가(김종건, 강병인, 왕은실, 이주희 등)들의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거리는 금새 먹향과 한글로 덮였고 이런 보기 드문 광경에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았다. '소원으로 이루어진 한글거리 만들기', '사각사각 손글씨 엽서 보내기' 등 한글 손글씨 거리조성을 비롯해 시민참여 프로그램과 공연도 이뤄졌다.

아트센터 나비에서는 한글날을 기념하여 한글과 뉴미디어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관계들을 제안하는 <이상한글>전시를 개최했다.

우리 고유의 한글이 현재의 디지털 미디어와 조우하는 낯선 시공간 속에서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만들어 간다.

2008년 11월 18일 까지. http://www.nabi.or.kr/hangul

한글날을 기념하여 배포되는 무료 서체의 소식도 많았다.

다음에서 배포하는 "다음체"
포털 최초 무료로 공개한 서체로 자모의 곡선이 눈의 피로감을 덜어준다.
"아름다운 우리말과 함께 하는 즐거운 글쓰기 세상" 캠페인을 한글학회와 함께 하고 있다.

서체 무료 다운 : http://fontevent.daum.net/

네이버에서 배포하는 '나눔글꼴'은 고딕과 명조 두 가지이다.
나눔고딕은 굴림체를 기본으로, 나눔명조는 명조체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한글 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을 하고 있으며, 사용자가 맞춤법이 틀린 한글 검색어를 입력했을 경우 올바른 검색어를 안내하여 결과를 보여주는 검색 서비스를 실시한다.

서체 무료 다운 : http://hangeul.naver.com/index.nhn?goto=fonts

2008년 9월 8일부터 17일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이벤트를 통해 완성된 상상체.
자신의 손글씨를 스캔해서 이벤트에 참여한 2,350명의 정성이 모여 2,350자가 개발되었다고 한다.
서체의 가독성이나 디자인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많은 사람들의 한 자 한 자가 모여 이루어졌다는 점이 뜻 깊다. (영문, 숫자, 부호 등은 윤디자인연구소의 수다공주 폰트.)

서체 무료 다운 : http://yoonfont.co.kr/2008ss/

흔히 윈도우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굴림체나 바탕체를 쓰고 서체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던 예전과 달리, 서체도 또 다른 개성 표현으로 자리 잡아 일반인들의 의식이 변화했고 손글씨에 대한 관심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덕분에 한글날을 맞이하여 진행된 다양한 이벤트의 신선함에도 즐거운 한 달이었지만 그에 못지않은 활발한 참여로 한글이 더욱 빛나는 달이 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