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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과 만난 한글_디지털+한글 <이상한글>

지난 10월 9일 562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한글을 매개로 하는 이벤트가 여기저기서 펼쳐졌다.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은 메인 페이지에 영문의 로고대신 한글 로고를 사용했으며, 상상마당에서는 홍대 앞에서 일반인들이 직접 쓴 글씨 2350자로 ‘한글상상’체를 배포하고 이밖에 다양한 행사로 ‘한글 상상 2008-한글 손글씨, 거리를 물들이다’를 진행했다. 한글날을 맞이한 한글사랑이 남달랐던 올해 아트센터 나비에선 ‘디지털+한글 <이상한글>’전이 문을 열어 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상한 글인지 이상 한글인지 의미가 모호한 제목을 가지고 있다. 전시 기획의 글 첫머리의 “박제가 되어버린 ‘한글’을 아시오?”라는 문구가 이상의 <날개>의 변형구임을 보면 뭔가 이상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전시는 ㄱ-ㅎ까지의 자음별로 작가들이 새롭게 표현하는 방식을 하고 있다.

먼저 전시장을 들어서면서 정면에는 송주명 작가의 모션그래픽 작업인 ‘한글’이 보이고, 왼쪽 벽에는 안상수 작가의 ‘피어랏.한글’이 있다. 길게 뻗어있는 나뭇가지 끝에 마치 열매처럼 보이는 자음‘ㅎ’이 매달려 있다. 벽을 따라 돌아서면 허한솔 작가의 ‘표정&#985104;문자추상&#985104;대화&#985104;양복입은 사내들’을 볼 수 있는데 누군가의 이름, 얼굴, 표정, 그리고 이야기를 담은 한글 자음에서 이미지를 읽을 수 있다. 안쪽의 벽에는 각각의 자음과 모음이 빼곡히 비쳐지며 어지럽게 움직이고 있는 노승관 작가의 ‘한글 패브릭’이 있다.
먼저 전시장을 들어서면서 정면에는 송주명 작가의 모션그래픽 작업인 ‘한글’이 보이고, 왼쪽 벽에는 안상수 작가의 ‘피어랏.한글’이 있다. 길게 뻗어있는 나뭇가지 끝에 마치 열매처럼 보이는 자음‘ㅎ’이 매달려 있다. 벽을 따라 돌아서면 허한솔 작가의 ‘표정/문자추상/대화/양복입은 사내들’을 볼 수 있는데 누군가의 이름, 얼굴, 표정, 그리고 이야기를 담은 한글 자음에서 이미지를 읽을 수 있다. 안쪽의 벽에는 각각의 자음과 모음이 빼곡히 비쳐지며 어지럽게 움직이고 있는 노승관 작가의 ‘한글 패브릭’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전시를 관람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인터랙티브적인 요소이다. 구체시 작가 고원과 뉴미디어 작가 변지훈이 함께 작업한 ‘정신 병’은 병의 그림자가 보이는 앞에 병이 하나 놓여 있다. 관객이 그 병에 입으로 불어넣는 바람으로 인해 글자 ‘정’과 ‘신’이 발생되고 ‘병’에 담긴다. ‘정’과 ‘신’이 담기는 ‘병’은 형태적으로 사물을 담는 ‘병’이지만, 그 속에 ‘정신’을 담음으로써 ‘병’은 ‘정신’과 결합하여 ‘정신병’이 된다. 직접 병에 바람을 불어넣으면 전시장 벽면에 있는 ‘병’그림자에 ‘정’과 ‘신’이 마구 생겨나는데 바람의 세기까지도 감지가 되는지 세기에 따라 글자의 움직임 속도가 달라지면서 반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최형우 작가의 ‘‘간다’는 ‘간다’가 아니고 ‘온다’는 ‘온다’이다’는 단순하게 나열되어 있는 바코드들을 스캐닝하면 화면을 통해서 텍스트가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현실의 행위들과 본질이 가지고 있는 참된 의미와 다양성의 차이를 느끼고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수많은 바코드 스티커가 붙여있는데 똑같아 보이는 바코드마다 다른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 어떤 텍스트가 나오게 될지 궁금함과 기대감을 동시에 갖게 했다.


이주영 작가의 ‘소화’는 소통의 매개체인 언어를 ‘먹다’라는 일상적인 행위를 통해 재해석한 설치작업이다. 식탁 위에 놓은 젓가락으로 모니터에 있는 글자를 집어 문맥을 재조합함으로써 주어진 글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글자를 읽는다는 행위를 먹고 소화시키는 것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 새로운 작품이었다. 이와 더불어 이주영 작가는 ‘빗다’라는 행위에 빗대어 ‘정돈’을 표현했는데 이는 매일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행위를 미적으로 시각화시키는 과정에 대한 해석으로 실제 빗을 이용한다.

‘ㄱ’부터 ‘ㅎ’까지의 자음 중 오프닝 퍼포먼스로 이루어진 ‘ㅎ’을 제외하고 전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작품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이정훈 작가의 ‘한글 픽토그램 시스템’으로 다른 작품들의 사이사이에 들어가 있다. 작품의 인터랙션 방법을 설명해주는 픽토그램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으로 만들어져 마치 한때 유행했던 졸라맨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디지털과 한글이 만난 이번 전시는 한글이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을 미디어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전시를 다 본 후 기획의 글을 다시 읽어보면 처음 읽을 때와 느낌이 사뭇 다르다.

‘날자. 날자. 날자. 미디어로, 문화로 날자꾸나. 한 번 만 더 세계로 날아 보자꾸나.’

세계 속의 한글이라고 말하는 우리의 한글이 미디어와 만나 단순한 의사소통의 매개인 글자가 아니라 시각적인 새로운 미디어로 그 세계를 뻗어나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시였다. 다른 해에 비해 한글날의 이벤트가 많아 다채로운 볼거리로 눈이 즐거운 한 달이었다. 한글날에만 반짝하는 한글사랑이 아니라 간판, 로고 등의 시각디자인에 있어서도 한글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언제 어디서나 한글을 볼 수 있길 바란다.


www.nabi.or.kr/han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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