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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지만 강렬한 이미지_이기준 픽토그림전



아기자기한 픽토그림과 딱 어울리는 부암동 노란집
동글동글한 귀여운 폰트와 컴퓨터의 그래픽 프로그램을 통해 그려졌을 아이콘같은 그림이 담긴 이기준 작가의 픽토그림전 포스터. 픽토그램을 픽토그림으로 잘못쓴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궁금해서 찾아간 부암동 노란집의 까페에서 “픽토그림(픽토그램 아님)”이라고 적힌 전시 소개글을 보며 픽토그램과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부암동 노란집을 찾았다. 가게의 입구가 노란색인 것에서 부암동 노란집이랑 애칭을 갖게 된 이곳은 이름없는 찻집이다. 부암동을 몇 번 들른 적이 있었던 필자는 전시를 보러 가서야 간판이 없던 그곳을 지나갔던 기억이 났다. 픽토그림 전시를 볼 수 있는 생각보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앙증맞고 귀여운 작품들과는 더할 나위없이 딱 맞는 공간이었다.


픽토그램이 아닌 픽토그림
벽면과 바에서 이기준 작가의 픽토그림 작품을 볼 수 있었다. 픽토그림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바탕으로 픽토그램과 같이 재창조한 것이었다. 작가가 굳이 “픽토그림”이라고 한 이유를 알 것 같다. 픽토그램은 본래 인간이 시각커뮤니케이션으로 사용했던 최초의 전달 매체로 동굴 벽이나 돌, 짐승의 뼈에 물체의 형태를 사실적으로 단순화된 추상적 표식을 새겨 넣어 그림이 말을 대신하던 고대의 기록에서 유래한 것으로 그림과 메시지라는 의미를 갖는 전보(telegram)의 합성어로 그림 문자라고도 하며 매체로는 표시(sign), 트레이드마크(trade mark), 심볼(symbol), 브랜드마크(brand mark) 등 어떤 대상, 행위, 과정 또는 개념 등에 관계되는 심볼을 말한다. 하지만 이기준 작가는 그림에서 새로운 형태로 작품을 재탄생시켰다. 간결한 선과 색으로 표현된 픽토그림은 명화에서 보여지는 대표적인 시각적인 이미지를 단순화 시켜 컴퓨터 바탕화면에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아이콘으로 표현되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픽토그림으로 새롭게 탄생한 작품들
보티첼리의 작품인 비너스의 탄생은 여인의 자세와 조개껍떼기가 대표적인 이미지로 표현되어 있으며 여인의 금발 웨이브가 연결된 세 개의 반원으로 그려져 있다. 또한 크레파스의 낙서같은 장 미쉘 바스키아의 작품은 왕관 형태의 다각형과 빨간색의 픽토그림으로 재탄생했다. 르네 마그리트의 대표작인 신뢰는 파이프와 함께 중절모를 쓴 남성을 표현하는 얼굴 아이콘과 그림에서 보여지는 것과는 반대로 이것은 파이프도 아니고, 모자도 아니고, 얼굴도 아니라는 텍스트와 함께 그려져 있다. 작가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 픽토그림들을 바탕이 되는 작품들과 비교하는 재미가 솔솔했다. 의미를 시각적으로 쉽게 전달하는 간단한 형태의 픽토그램과 같이 다소 복잡한 구성을 가진 작품들을 단순화시킨 픽토그림은 우리가 어떤 것을 보고 났을 때의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표현하여 반대로 그 단순한 형태를 보고도 원래의 작품을 떠오르게 하는 힘을 가졌다. 이렇듯 간단한 선으로 그려진 형태라도 그것이 표현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읽어낼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바로 시각디자인의 힘이 아닐까?


보이지 않는 디자인의 힘
친구에게 르네 마그리트의 신뢰라는 작품을 이야기하고 싶을 때 작품 이름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이미지로 말하는 것이 훨씬 더 빠를 것 같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작가의 작품을 똑같이 그릴 수는 없으므로 아마도 연습장에 이기준 작가의 픽토그림과 같은 형태의 단순한 스케치를 하지 않았을까? 실제를 보여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것을 대표할 수 있는 이미지로 대신 설명하는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었던 “이미지의 단순화”는 디자이너가 표현하고자 하는 디자인의 컨셉을 다른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과도 연결된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실제의 것을 설명하는 것보다 그것이 표현하는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것을 말할 수도 있다. 우리가 디자인을 이미지로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디자인은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기준 작가의 홈페이지: www.so-wonderful.com
cafe.naver.com/buamdongyellow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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