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물들로 유명한 바르셀로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의 작품을 접한다는 설레임으로 맞이한 바르셀로나는 그 명성대로 한명의 천재적인 건축가가 하나의 도시를 관광 상품으로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곳곳에 위치한 그의 작품들, 이와 관련된 기념품들, 그리고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 및 개발해온 스페인 사람들의 영리함이 전 세계인들을 바르셀로나로 이끄는 모양이다.

그런데 가우디의 명성을 기대하고 도착한 바르셀로나에서는 그의 건축물을 비롯한 오래된 건축물들과 함께 멋스러운 현대의 흔적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우선 바로셀로나의 거리에서는 주변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가로등이 인상적이었다. 천편일률적인 가로등이 아닌 지역마다 특색에 맞는 가로등을 계획한 것이다. 이에 까사밀라, 까사 바뜨요 등 가우디의 건축물들이 위치한 거리에는 장식적인 요소가 많이 적용된 가로등으로 멋스러움을 뽐냈으며 아랫부분은 타일조각으로 이루어진 벤치를 두어 타일조각 작품으로 유명한 가우디의 디자인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또한 FC 바르셀로나가 위치한 동네는 비교적 아파트형태의 최신 건물이 많은 지역으로 이곳의 가로등은 모던한 형태로 디자인되었으며 전체적으로 오래된 건축물이 많은 바르셀로나의 분위기와 어울리도록 철제로 마감, 시간이 지날 수 록 부식된 표면이 멋스러움을 더하도록 했다.

대중교통을 계획함에 있어서도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고려했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우선 자전거를 빌려서 탈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이 돋보이는 가운데 통일된 디자인의 자전거가 단정한 거리 풍경을 만들어 냈으며 일렬로 세워진 자전거는 관광객들에게 환경을 생각하는 도시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했다.

또한 지하철도 각 역마다의 개성이 담겨있었는데 특히 ‘Liceu’역은 플랫폼 벽면 및 천장 일부를 조명으로 계획하고 나뭇잎 패턴이 적용된 패널을 사용해 지하의 어둡고 답답한 분위기를 밝고 상쾌한 장소로 연출했다. 이처럼 도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세심한 디자인 요소들은 디자인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선진 도시 및 국가로서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인지시킬 수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현재의 서울은 디자인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유명한 관광명소를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도시의 소소한 디자인 요소들은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우리의 모습인 것이다. 지나친 의욕에 앞서 흉측한 도시가 되는 것이 아닌 바르셀로나 거리에서 스페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맛보았듯이 서울을 접하는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의 아이덴티티와 긍정적인 이미지를 마음에 담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