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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dom Tasks


작가 : 김영진, 이의주, 잭슨홍, 최병일, W &Whale
기간 : 1월 15일-2월21일
장소 : gallery2

www.gallery2.com


청담동에 위치한 네이쳐 포엠 건물의 3층에는 지금 Random Tasks 전이 gallery2에서 열리고있다. 전문 분야와 활동영역이 모두 제각각인 5명의 전시는 제목 그대로 랜덤이라는 타이틀 아래 각자 주제를 정하고 단독으로 작업을 완성하여 한공간에서 다시 만나 전시가 진행되었다.

일전에 런던 여행에서 화이트 큐브라는 갤러리를 어렵게 찾아 들른 적이있다. 그 갤러리는 이름처럼 하얀 공간이다.

앞의 작은 공원에서는 사람들이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근처에는 음식점과 커피숖으로 사람들이 붐비거나 바쁘거나 혹은 한가한 사람들의 일상생활공간에 위치한 화이트 큐브는 갤러리라는 공간은 일상생활 공간과 다른 공간임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었다. 적당히 북적대는 길 옆 갤러리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온통 하얗고 전시작품들의 소리만 들리는 전혀 다른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창문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의 소음들은 차단된 채 하얀 공간 안에서 작품들과 어우러져 보이는 갤러리 밖 모습은 또다른 기분을 전해 주기도 한다. 온통 하얀 색다른 공간속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은 그래서 더 관객들에게 주목을 받게 되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갤러리는 일상 생활과는 조금 다른 공간이다. 갤러리라는 공간은 작업물을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그 결과물에 따라 사람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어떻한 내용도 담을 수 있는 텅빈 공간이면서 갤러리라는 공간의 지금까지 이어온 의미와 작품 감상에 대한 역사들이 누적되어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랜덤 테스크전시는 이 이상한 공간을 맨몸으로 표류한 기록이다. 참여 작가들은 제작기 그들만의 방식으로 전시의 시공간을 해석하고 그 결과를 남겼다. 최병일은 갤러리의 물리적 공간을 작업의 매체로 전유하는 기존 작업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음향을 조작해 공간을 변주한다.

이의주는 갤러리 공간을 기존 디자인 작업 시 암묵적으로 전제되는 시장 논리와 직업 윤리가 적용되지 않는 치외법권지대로 이해해'예쁜 자살기계'에 대한자신의 판타지를구현한다. 컴퓨터에게 디스코를 학습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김영진은 '진짜 전시 공간'을 빌어 앞으로 전개될 작업의 일부를 시험삼아 시뮬레이션한다. 잭슨홍은 갤러리 공간과 백화점 쇼윈도를 중첩시켜 양쪽 모두를 낯설게 하는 기존 작업의 맥락에서 디자이너의 '진지한' 직업 의식을 되새기는 이동용 현판을 전시 공간에 설치한다. 마지막으로 W & Whale 은 기존 대중음악 작업의 현실적 제약을 무시하고 갤러리 공간을 통해 시장을 고려 하지 않은 '이상적인' 음악 제작과정을 진열한다.

랜덤테스크전 중


잭슨홍 Jackson Hong
1977, 혼합재료, 1720 x 312 x 90mm, 2009
1977, mixed media, 1720 x 312 x 90mm, 2009


김영진 YoungZeen Kim
킹 오브 더 플로어, 수제 소프트웨어 및 디스플레이, 가변크기, 2009
King of the Floor, custom software & display, dimensions variable, 2009


이의주 Euiju Lee
도구 0, 정밀기계가공 ABS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510 x 925 x 440mm, 2008
Tool 0, machined ABS plastic and aluminium, 510 x 925 x 440mm, 2008


W & Whale
Inscribe You 1.2.3.4, sound, 3'30"


최병일 Byoungil Choi
사운드 트레인, 혼합재료, 가변크기, 2009
Sound Train, mixed media, dimensions variable, 2008


잭슨홍 Jackson Hong
측정 의자, 자작나무 합판, 740 x 620 x 685mm, 2007
Inscribing Chair, birch plywood, 740 x 620 x 685mm, 2007





최근 4차원 적이라는 언어가 사용되면서 소휘 엉뚱하다는 것이 주목을 끌고있다. 랜덤 테스크가 각기 다른말을 하고있는 것과 닮아있기도 하다. 기존의 전시가 하나의 주제 아래 같은 스타일로 전시가 되거나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가지고 전시가 되던 것과 조금 차이가 있다고 보여진다.

하얀 공간에 벽에 세워져 있는 이동용 현판이나 아무 것도 없는 이동 테이블에 얹혀진 네모 박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그리고 잘 못 건드리면 부서질 것 같은 의자와 아무런 설명조차 되어있지 않은 이쁘게 생긴 자살기계가 공간에 던져진 물건처럼 배치되어있다. 그리고 버튼을 누른 후 나오는 노래와 음성과 영상, 흰벽에 부착되어 있는 길다란 레일과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영상들은 매치된 규칙도 없이 자유롭게 보여지고있다.

영화 큐브에서는 각기 다른 사람들이 영문도 모르는채 한가지씩의 재주를 지니고 방에 갖힌 내용이 전개된다. 규칙도 설명도 없는 이 전시작품들은 보는 사람에게 영화 큐브와 같은 외부와 단절된 공간 속을 상상하게 한다. 아무런 설명이 없는 하얀 공간속에서의 잘 짜여진 어색함은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말 할 수는 없지만 갤러리라는 공간이 무엇이 존재 하건 무엇을 이야기하건 일상 생활과는 다른 공간이며 그 공간에 문들 열고 들어가는 순간은 그 갤러리의 규칙에 의존해야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이 전시는 갤러리라는 공간에 대해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갤러리에 어떤 것에도 억눌리지 않은 공간을 만들고 그저 작품이 좋아서 자신의 감정을 쏟아부을 공간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각자 자신들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구애 받지 않고 마음대로 표현 하고있다는 것, 그 것이 갤러리 2 라는 공간을 지친 사람들을 위해 자리를 제공하고있다고 생각된다.


한 걸음 물러서서 봤을 때, 전시장의 풍경은 마치 심령사진처럼 보인다. 언뜻 보면 사진관에서 어색하게 촬영한 기념 사진 같지만, 피사체들 사이로 거기 있을 리 없는 것들이 흐릿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사진의 전경과 후경은 한 순간에 뒤바뀌고만다. 그 것은 서로 다른 다섯개의 시선이 바라본 갤러리 공간이 다중인화된 결과이다. 물론 관람은 관객의 자유다. 서로 어긋나게중첩된 전시와 관람의 프레임들 사이를 거닐 수도 있고, 외과의사의 눈으로 한 겹씩 벗겨내어 초점을 맞춰 볼 수도 있다.

또 다른 시각으로 랜덤테스크를 바라보게 될 관객들의 표정이 궁금하다.

랜덤테스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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