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이화여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렸던 <대한민국 미술감독열전>에 이어 스크린 속 미술에 집중한 기획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압구정 스폰지하우스에서는 미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조명한 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 <미술관 옆 영화관>과 <영화관 속 미술관>을 4월 9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먼저 <미술관 옆 영화관>에서는 앤디 워홀, 구스타프 클림트, 요시토모 나라, 잭슨 폴락을 만날 수 있다.
<팩토리 걸>은 팝아트로 미국 현대 미술을 뒤흔들어 놓은 앤디 워홀의 뮤즈, 에디 세즈윅의 삶을 조명한다. 1960년대 혼돈스러운 미국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살려낸 영화는 화려했지만 한편으로는 처참했던 인생을 살았던 에디 세즈윅의 인생을 인터뷰와 에피소드를 교차시키는 방식으로 표현한다. 특히 에디 세즈윅으로 분한 시에나 밀러의 연기가 돋보인다.
현재 예술의 전당에서도 만날 수 있는 클림트를 영화 속에서 만난다. 영화 <클림트>는 존 말코비티가 자아 분열증으로 혼란에 빠진 구스타프 클림트를 연기하고, 장식주의와 퇴폐주의 더 나아가 외설로 치부되기도 했던 그의 작품들을 라울 루이즈 감독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작년 개봉했던 <요시토모 나라와의 여행>를 다시 만날 수 있다. 냉소적인 소녀를 그리기로 유명한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요시토모 나라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또 현대 추상미술의 대표작가인 잭슨 폴락의 일대기를 담은 <폴락>도 만날 수 있다. <폴락>은 여류 화가 리 크레이즈너를 연기한 마샤 가이 하든에게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폴락 (Pollock, 2000)
<영화관 속 미술관>에서는 <돌스> <돈 컴노킹> <귀향> <유, 더 리빙> 등 영상미가 돋보이는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돌스(Dolls, 2002) 돈컴노킹(Don"t come Knocking, 2005) 유,더리빙(You, The Living, Du Levande, 2007)
<돌스>는 일본 기카노 다케시 감독의 러브스토리로 일본의 색감이 듬뿍 담겨있는 영화, 붉은 색감과 화려한 색체가 돋보인다. 빔 벤더스 감독의 <돈 컴 노킹>은 영화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국의 리얼리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같은 영화다. 한편 <귀향>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특유의 색감이 드러나는 영화, 로이 앤더슨 감독의 <유, 더 리빙>은 일상의 모습을 찬찬히 보여준다. 삶의 우울함과 기쁨, 슬픔 등 일상에서 겪는 감정들을 건조한 회색빛 색감의 배경으로 표현한다. 모두 영화 속에서 미술이 차지하는 의미가 큰 작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