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정돈된 전시를 보기위해 아트선재센터를 들렸다.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생활 속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이는 바로 ‘아트선재 라운지 프로젝트’로 그간 디자인, 영화, 건축 등 미술의 다양한 영역에서 작품을 선보여온 작가 최정화가 아트선재센터 1층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한 것이었다.
차곡차곡 쌓인 형형색색의 소쿠리들이 완성한 벽면, 카페와 서점을 나누는 벽면에 재활용품들을 이용한 데커레이션, 공간에 들어선 순간 어디서 본 듯한 친근한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그렇다 바로 작년에 열렸던 디자인올림픽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플라스틱 외벽과 소쿠리 오브제와 닮은꼴 이었다. 디자인올림픽에서는 바라보는 전시로 그의 작품을 만나보았다면 이번엔 생활 속에 함께하는 공간으로 우리 삶에 들어온 것이다.
둘로 나뉜 공간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야광색 페인트로 마감된 공간은 화려한 색감으로 방문객의 시선을 끌어들인다. 또한 오픈된 형태의 선반에 책을 세워두어 공간의 포인트인 벽면을 더욱 돋보이도록 했으며 맨 위의 선반에는 오래된 텔레비전을 두어 모던하면서도 빈티지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더불어 이러한 디자인은 공간에 배치된 중고가구들과 어우러져 더욱 멋스러운 편안함을 제공한다. 또 다른 한편의 공간은 벽면을 은박지로 덮은 이색적인 방법이 활용되었는데 이는 작가 최정화가 동시대예술페스티벌 Platform 2007 “Tomorrow”에 참여했을 당시 아트선재센터 내의 한옥 주변의 담을 알루미늄 호일로 덮었던 “세한도”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현대적 대량 생산품인 호일을 주재료로 삼은 이번 프로젝트는 개방적이고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전시 해 온 아트선재센터의 분위기와 맞물려 메탈릭 소재 특유의 공간적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기존의 카페와 서점이었던 공간을 또 다른 예술적 맥락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이번 프로젝트는 전시장이라는 틀을 벗어나 미술관 전시에 새로운 활기와 도전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