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뮤지션 이모젠 힙(Imogen Heap)이 디지털 예술란 어떠해야 하고 무엇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을 세우려는 바램을 가지고 탄소음성적인 6개의 시청각 NFT 콜렉션을 제작했다.

퍼스츠 콜렉션(Firsts Collection)은 힙의 NFT 첫 진출작으로, 뮤직 앱인 엔들리스(Endlesss) 사용자들과 라이브로 이뤄진 공동 즉흥연주에서 얻은 짧막한 오디오 클립들을 담고 있다.

디지털수집품 마켓인 오픈시(OpenSea)를 통해 팔린 이들 이들 사운드바이트들은 빙글빙글 돌아가는 만화경 같은 시각적 이미지와 함께 재생된다. 이미지는 힙과 오랫동안 디자인 협업을 해온 앤디 카르네(Andy Carne)의 작품이다.

이번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의 절반은 작품 제작에 기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나누어 주었고, 힙에게 돌아가는 수익의 45%는 그녀의 크리에이티브 패스포트(Creative Passport) 사업에 기부되었다. 투명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각 NFT 작품의 설명에는 정확한 분배내역을 명시했다.

“사람들은 선지급료 대신 수수료를 받아 작업하는 날이 머지 않아 올 수 있습니다. 일부 뮤지션들에게는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고 힙은 디진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여러분 모두 음악에 함께 투자합니다. 여러 방식으로 그 수익을 나눌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디지털 예술이란 어떠해야 하며 무엇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기준을 세우려는 바램에서, 힙은 자신의 개인적 수입 중 5%를 시애틀의 스타트업 노리(Nori)를 통해 탄소포집 활동에 기부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반한 대체불가능 토큰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의 처리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평균적인 NFT 출시로 인해 약 0.2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점을 감안할 때, 힙의 기부금으로 제거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는 총 20톤에 이른다.

NFT는 디지털자산에 연결되어 정품인증 및 소유권 증명의 수단이 되며, 디지털 자산이 판매 및 이전될 때마다 거래기록을 블록체인에 남기면서 이산화탄소 또한 함께 배출한다.

오스트리아 건축가 크리스 프레히트(Chris Precht)는 NFT 작품 출시가 자신이 20년 동안 사용하는 양에 맞먹는 전기를 소비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이을 취소한 바 있다.

그러나, 힙은 NFT로 인해 배출되는 탄소를 상쇄하기 위한 노리의 첫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6개 NFT 작품이 배출하는 양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실질적으로 탄소음성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우리가 기대하던 수익을 거두진 못했지만, 20톤 상당의 제거권을 살 수 있었습니다.”

“판매가 상대적으로 저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배출량의 100배나 많은 탄소를 제거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성공적이었습니다.”  

숲조성에 주력하는 기존의 탄소상쇄 사업과 달리, 노리는 재생농법에 투자한다. 이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토양에 잔류하는 이산화탄소를 안전하게 격리해 결국 토양을 비옥하게 한다.

힙처럼 자신이 배출한 탄소를 상쇄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노리를 이용해 톤단위로 탄소제거권을 구입할 수 있다. 이를 구입하면 이산화탄소가 제거된 땅의 정확한 위치와 해당 농부의 이력까지 추적해 알 수 있다.

투명성이 이 정도로 확보될 수 있는 이유는 소위 노리 리무벌 톤스(NRTs: Nori Removal Tonnes)라고 하는 독자적 인증서에 이산화탄소가 톤 단위로 기록되기 때문이다. NRT 자체도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NFT 형태이다.

돈을 벌기 위해 NFT 시류에 편승했다고 팬들에게 비난을 받았지만, 퍼스츠 콜렉션에 담긴 6개의 NFT 가운데 실제로 판매된 것은 한 개뿐이다.

“그저 람보르기니를 사려는 것이 아님을 알지 못한 채 이번 일로 무엇을 하려고 했는 지를 읽지 않은 수 많은 팬들이 실망한 채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오픈시와 같은 NFT 마켓에서 돈벌이만을 노리는 황당한 사기성 작품들이 대거 등장함에 따라, NFT 피로감이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음을 여기서 읽을 수 있다.  그 결과, 최근 들어 NFT 마켓의 판매 건수 평균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원문기사: Imogen Heap captures 20 tonnes of CO2 with debut NFT drop (deze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