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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혁신 사례 _ 경제1] 디자인, 저성장 시대의 돌파구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로 접어 들고 있습니다. 특히 성장을 주도하던 제조업 분야는 지난 2015년 1분기부터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생산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이 같은 저성장 시대, 외려 디자인 분야는 제조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큰 규모의 비용투자가 필요한 기술혁신 대신 작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두는 디자인 분야야말로 저성장 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제품디자인을 솔루션으로 제조업 불황을 기회의 땅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현장 전문가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봤습니다.

 

글 정석준 대표(고스디자인)

 

디자인? 외형이 전부일까?

원래 디자인이라는 단어는 데지나레(Designare)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했습니다. 그 뜻은 계획하고, 고민하고, 표현한다는 의미인데요. 다르게 이야기하면 디자인은 표현 이전에 계획하고 설계하는 행위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은 디자인을 제품의 외형을 꾸미는 일로 여기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난 14년 동안 제품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이 여기 있죠. 디자인을 오로지 시각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순간 디자이너도 기업도 함정에 빠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이와 같은 오해를 걷어내는 일이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를 되살리는 첫 번째 과정이 아닐까요. 필자가 몸담고 있는 제품디자인 분야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디자인은 소비자 리서치부터 시장성 제고까지 광범위한 시장 분석과 경제적 가치를 내다본 기획부터 시작됩니다. 이미 출발할 때부터 디자인은 그것의 경제적 가치를 타진하는 일에서 시작되는 셈이죠.

 

저성장 사회, 특히 제조업 분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디자인이 더 각광받는 분야가 된 이유가 뭘까요. 실제로 디자인산업은 지난 2008년 5조 2천억 규모였던 것이 2013년 세 배 가까운 15조 2천억 원 정도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하는데요. 수많은 기업들이 기존의 기술혁신에만 의존하던 방법론을 벗어나 디자인을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여기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디자인 산업 규모 성장률과 고스디자인 정석준 대표

 

 

디자인이 곧 제2의 원천기술

디자인은 무조건 트렌디하거나 세련된 것이 아닙니다. 기업, 제품, 시장의 포지션에 따라 디자인이 지향해야 할 목표도 달라야 하고요. 우리 회사 고스디자인과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맺어온 청호나이스 정수기는 제품의 지향에 맞는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무조건 예쁜 것이 아니라 제품의 장점을 도드라지게 할 수 있는 디자인이 제품디자인의 목적입니다. 실제로 청호의 디자인은 세련된 것보다 실용성과 편리함에 중점을 두어 진행됐습니다. 얼음정수기, 커피정수기 앞선 기술을 지닌 제품이 많기 때문에, 지나치게 트렌디한 외양은 자칫 제품의 특징을 감춰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처럼 디자인은 감각이 아니라 전략에 가깝습니다.

 

뿐만 아니라 디자인은 제품디자인을 넘어 확실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기도 하죠. 중국의 비데 전문기업 HEGII&TAKA의 비데는 외관을 단순화해 단 하나의 원형 버튼에 모든 기능을 집약해 심플한 디자인을 지향했습니다. 아직 비데가 낯선 중국 시장을 감안해 복잡한 기능보다 단순하고 편리한 사용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인데요. 지난 2015년 한국 굿디자인 어워드 우수상을 수상한 이 제품디자인은 2016년 제품 출시 이후 매출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린 장본인입니다. HEGII&TAKA는 제품디자인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중국 비데 시장에서 1위 기업으로 재탄생했고요.

 

 

1. 고스디자인이 디자인한 청호나이스 공기 청정기 2. 타카 비데 이미지

3. 고스디자인 아이디어 스케치 4.고스디자인 전시 부스 전경

 

 

이제 중국 소비자들은 이 둥근 버튼을 보면 굳이 상표를 확인하지 않아도 타카의 제품이라는 것을 압니다. 디자인이 곧 브랜드로, 브랜드 가치가 곧 경제적 가치로 이어진 좋은 사례죠. 디자인이 제2의 원천 기술이 된 시대입니다.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 디자이너부터 알아야

디자이너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이나 전시를 심사하다 보면 아직도 많은 디자이너들이 감각, 트렌드, 외형 같은 표현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물론 디자인 감각, 조형성은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죠. 아름다운 디자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편리성, 의외성, 시장성 등 경제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는 디자인이 제품이 될 수 있을 리 만무한데, 학생들은 아직 그걸 잘 몰라요.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우리 회사에서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만든 디자인을 실제 제품으로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고, 그것을 캔톤페어 같은 국제무역박람회에 출시해 실제로 바이어를 만나 계약하고, 판매합니다. 그 모든 과정을 경험하고 난 학생들은 디자인이 가진 경제적 가치를 크게 실감하게 되는데요. 디자인이 감각이나 트렌드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 분들이 많아요.

 

 

1~4. 고스디자인은 대학생 디자인 지원사업을 통해 디자인의 제품화 및 전시 출품을 지원하고 있다

  

감각은 주관적입니다.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주관에만 의존하는 순간 디자인은 자칫 혼란을 가중시키죠. 좋은 디자인이 무엇인지를 한 마디로 말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디자인으로 상대를 설득하려면 실제 디자인이 시장에서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결국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를 모르는 디자이너는 결코 누구도 설득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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