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유니버셜 디자인이라고 하면 장애인이나 노약자만을 위한 디자인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유니버셜 디자인은 장애인, 노약자 등 소외된 사람들에게 더 없이 편리한 환경을 제공하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으로써 가치를 담고 있는데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장애물이 없는) 진입로, 저상 버스 등 대표적 사례들과 함께 점점 더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의 세계을 조명해 보았습니다.

삭막한 세상을 바꾸는 배려의 디자인

얼마 전 전동휠체어를 타고 의류 매장을 찾은 한 장애인이 출입을 거부당한 사실이 알려져 뉴스가 된 적이 있다. 사실 유니버셜 디자인은 건물이나 제품을 디자인하는 일 이전에 약자나 소수자를 포함한 모두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확산하는 일에 가깝다.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스포츠경기장 등과 같은 시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약자들의 사회적 진출을 돕고 시민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공선(公共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식의 전환을 돕는 것이 바로 유니버셜 디자인의 본질적 가치다. 이처럼 장애인은 물론 노인, 어린이, 임산부 등 모든 사람을 포용한다는 의미에서 유럽에서는 유니버설디자인 대신에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직접적으로 의미하는 디자인 포 올(Design for all)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원래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말은 미국의 건축가이자 유니버설 디자인센터(Center for Universal Design)의 소장이었던 로널드 메이스(Ronarld Mace)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1. 유니버셜 디자인의 창시자 건축가 로널드 메이스(Ronarld Mace)

2.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디자인 사례

휠체어 장애자였던 그는 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해 개발된 제품이나 환경이 외려 장애인들을 사회로부터 소외와 격리시키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디자인보다는 장애인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유니버설디자인의 출발점이다. 그래서 유니버셜 디자인은 최근 사회적 약자의 공공시설 이용을 위해 물리적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정보 접근성과 서비스 접근성까지 높이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와 같이 유니버설디자인은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사고방식이다. 하지만, 하나의 디자인을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하나의 디자인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니버설디자인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으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다

특히 우리나라에 있어 유니버셜 디자인의 필요성은 최근 들어 더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이미 2000년에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이 총인구의 7%를 넘어서 UN이 정한 고령화사회(aging society)에 진입하였고, 현재 속도라면 오는 2026년에는 20%가 되는 초고령사회(super aged society)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급속한 고령화 때문에 제품, 환경, 서비스를 노인들을 위해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거주자 및 관광객의 증가도 우리가 유니버설디자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우리 사회는 전례 없는 다민족 다문화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 이처럼 늘어나는 외국인 거주자와 외국인 관광객을 배려하기 위해 공공시설, 시스템 등을 디자인하는 일도 유니버셜 디자인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1. 레버식 손잡이 2. 유니버셜 플러그 3. 풋밸브 4. U-Wing 펜

그래서 최근 들어 각종 생활 용품부터 다양한 일상 속 인테리어들도 유니버셜 디자인의 가치에 입각해 넓게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공공기관이나 건축에 도입된 유니버셜 디자인이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의 영역에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레버식 손잡이부터, 풋밸브, 유니버셜 플러그, U-Wing 펜 등 가장 생활 속 유니버셜 디자인 제품들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유니버셜 디자인은 더 많은 이들이 더불어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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