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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민화 - 정효심 한국전통문화연구소 연구원

40. 민화 

정효심 

한국전통문화연구소 연구원 

  

민화는 디자인으로 응용될 수 있는 DNA를 지닌 매우 독창적인 회화이다.

정통회화에 근거를 둔 민화는 '수복강령부귀다남壽福康寧富貴多男'의 상징을 표현한 그림으로 장식적 요소가 강한 생활화나 실용화로 근간을 이루고 있다.

민화는 회화적 요소와 더불어 디자인의 기본 조건인 합목적성과 심미성, 경제 성과 독창성을 지니고 있어 수요자들의 필요에 의해 변형 될 수 있다. 또한 민화는 상징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지만 현시대의 재현된 민화는 상징보다 민화가 갖고 있는 다양한 형태로도 각광 받고 있다. 그러나 민화는 적절한 상징과 뜻이 부합되어야만 그 쓰임새에 빛을 발할 수 있다. 오래 전부터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어 왔던 민화는 현재 광고디자인이나 일러스트레이션, 어패럴, 인테리어, 액세서리, 각종 문화상품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연구는 민화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디자인적이라 볼 수 있는 문자도와 책가도를 중심으로 민화 속에 들어있는 한국 디자인 DNA의 요소를 찾고자한 다. 정통회화에 근거를 둔 민화는 속화, 궁중회화, 세화를 모두 포함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서민적 욕구가 반영된 그림이다. 따라서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인간 본연의 욕구'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과거의 민화가 당시 사람들의 뜻을 담아 기복적인 생활을 담당했다고 하면 현대의 민화는 옛스러움, 즉엔틱이 가져다 주는 매력과 부응하여 획일화된 주거환경과 생활양식에 풍부한 정서를 가져다 주는 트랜드를 이루고 있다.

민화에 나타나는 문자도는 길상문자도와 백수백복도, 효제문자도가 있다.

특히 효제문자도 중 비백으로 표현된 문자도와 강원도, 경상도, 제주도 지역의 문자도는 독특한 지방 특색을 갖춘 문자도의 번성을 보여준다. 문자도의 연구는 김호연을 비롯하여 이태호, 유홍준, 김철순 등으로 이어졌고 이들은민화를 비롯한 문자도의 연구 방향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진준현, 박종암, 이영주, 이명구, 윤열수 등은 보다 심도 깊은 연구를 행하였다. 1) 그 중 이명구는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의 동양 문자도를 고찰하였고 윤열수는 문자 도를 통해 민화의 지역적 특성과 강원문자도 작가 석강 황승규의 계보를 밝힌바 있다. 본 연구는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첫째 민화의 유래와 변천을 살펴보고 잠시 주춤했던 민화가 어떤 연유에서 '민화 붐'이라는 각광을 받게 되었는지 둘째는 한국미를 바탕으로 민화의 미의식과 미적가치는 무엇이며 셋째로는 가장 디자인적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효제 문자도의 상징과 효제문자도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사회배경 및 지방적 특색을 살펴보고자 한다. 넷째는 문자 도의 칼리그래픽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꾀한 비백 혁화와 혁필화의 현대성을조명하고자 한다. 다섯째는 '불가사의한 조선의 민화'로 알려진 책가도의 디자인 요소를 통해 현대적 조형을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정통회화와 다른 민화의 독특한 조형성이 어떠한 방법으로 표현되고 있는지 고찰해 보고자 한다. 그리하여 한국적 디자인 DNA를 담은 민화가 오늘날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켜 주는 매개체로서 민족 고유의 감성과 독창성을 널리 알리는 귀중한 자료임을 재확인하고자 한다.

민화는 정통회화에 근거를 두고 발생하였다. 특히 조선후기 17〜18세기 영. 정조때 실학사상이 대두되고 문학에서 한글소설, 판소리의 등장과 사설시조가 유행하면서 그림에서는 현실을 소재로 한 속화가 발달하였다. 또한 18 세기는 전반적인 사회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평민 가운데 부를 축척한 새로운계층이 증가하면서 사회가 안정되고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 세월이 흐르면서귀족층 집안에 장식됐던 그림들은 서민들의 생활공간 속에 흡수되어 들어와 반복해서 그려지고 정형화되었다.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내려와민화로 정착하게 되어 19세기 후반에는 많은 양이 제작되었다.

이러한 민화가 언제부터 그려지기 시작했는지 그 발생의 시점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신석기시대 선화線畵나 암각화, 삼국시대 고분벽화에서 민화의 연원을 찾기도 한다. 2) 그렇지만 또 새해를 여는 문배그림이 본격적인 민화의 시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문배의 시작이 세화로 발전하고 세화는 민화로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3) 그러나 무엇보다도 정통회화에 연원을 둔 민화는 정통 회화의 주제와 기법이 오랜 세월 동안 민중적인 삶의양식에 의해 민중화하면서 정착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4) 그렇다면 정통회화에 근거를 둔 민화는 속화, 궁중회화, 세화를 모두 포함하고 있지만 어떻게 민화로 이해되고 오해되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민화'라는 용어가 나오기 이전에는 '속화'라는 말이 있었다. '속화'는 조선기 사람들이 민간에서 사용하던 장식용 치레그림을 말한다. 18세기말 강이 천(姜彛天 1768〜1801)이 지은 시 「한경사 漢京詞」를 보면 지금의 청계천인 광통교에서 기둥에 걸고 파는 속화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한낮 광통교 기둥에 그림을 걸어놓았으니, 여러 폭의 긴 비단은 장자와 병풍으로 꾸밀 만 하네. 최고로는 근래 화원 솜씨의 그림도 있으니, 많은 사람 들이 탐내는 속화는 살아있는 듯 묘하도다." 5) 또한 19세기 전반 이규경(李圭景1788〜? )은 지금의 백과사전격인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중「제병족속화변증설題屛簇俗畵辯證設」에서 속화를 이렇게 표현하였다.

"우리나라 여염집의 병풍, 족자 그리고 벽에는 속화가 붙여진다. 그런 그림 에는 본래 뜻이 있었던 것인데 그리는 자들이 고사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 이제 나는 여기에 몇 가지 아는 것을 적어 아이들에게 알려주고자 한다." 6)

그리고 남극노인도, 소상팔경도, 십장생도를 설명하면서 이와 같은 그림을 ' 속화'라 불렀다.(그림1) 여염은 벼슬을 하지 않는 일반 백성들을 말한다. 그러므로 '속화'는 일반 백성그림을 뜻한다. 또 속화라고 하면 단원 김홍도(1745 〜? )나 혜원 신윤복(1758〜? )의 풍속화를 생각하게 되는데 그것도 당시에는 '속화'라고 불렀다.(그림2) 18세기 들어서면 종래의 화목에 없던 그림들이 등장했는데 세속적인 내용을 그린 그림도 '속화', 세속에서 치레 그림으로 장식하는 그림도 '속화'라고 불렀다. 7) 그런 '속화'가 '민화'로 불리게 된 것은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에 의해서다.

1929년 일본 쿄토의 민예품전람회에서 '민속적 회화'라는 의미로 '민화'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민화를 그림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지 못한무명화가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그려진 실용성이 수반되는 그림으로 서민들의 생활상과 연관 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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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도입부에서 발췌

 

 

목차

 

1장. 서론

2장. 민화의 유래와 발달

3장. 민화의 미의식과 미적가치

4장. 문자도의 상징성과 디자인적 요소

1. 길상문자도吉祥文字圖와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

2. 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

1) 효제문자도의 형성과 지방적 특색

2) 비백혁화飛白革畵와 혁필화革筆畵

5장. 책가도의 디자인적 요소

6장. 민화의 조형적 특징

7장. 결론

결과요약

대표디자인 추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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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한국디자인DNA 발굴 사업’(2010, 한국디자인진흥원)의 결과물 중 일부입니다. 한국디자인DNA 발굴 사업은 한국의 정신적, 문화적 가치가 담긴 디자인과 기술 요소를 발굴해 글로벌 시장에서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지식경제부 주최, 한국디자인진흥원 주관으로 추진되었습니다. 건축, 가구, 의복, 도자, 인문, 예술 각 분야에서 한국의 고유한 조형 의식의 원형과 정체성이 잘 나타난 한국적 디자인의 대표 사례 141개를 찾아 정리하였고, 연구과정 중 50개 주제로 한국디자인DNA를 소개하는 심화연구 보고서가 작성되었는데, 본 보고서는 그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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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자인 #DNA #한국디자인DNA #K디자인 #정체성 #민화 #정효심 #정통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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