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A-501 라디오는 누가 디자인했나?

김상규(한국디자인사학회 논문집, 디자인사연구 통권5호, 2022.8.)

출처: 한국디자인사학회 designhistory.kr/kr 

원문: designhistory.kr/kr/search/a-501-radioneun-nuga-dijainhaetna

요약

금성 라디오 A-501은 한국현대사뿐 아니라 한국의 산업디자인 역사에서 중요한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디자인 관련 자료에는 A-501을 포함하여 금성사의 초기 가전제품을 박용귀가 디자인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또 한편으로는 김해수라는 엔지니어가 디자인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작 금성사의 사료 등 어떤 자료에도 A-501의 디자이너가

언급되어 있지 않다. 국내 기업이 자사 제품의 디자이너를 밝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런 면에서 한 라디오의 디자이너가 누구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디자인계와 대중이 서로 다르게 알고 있다는 것은 문제일 수 있다. 특히 한국의 등록문화재이며 대기업이 한국 최초의 국산 라디오라고 자랑할 만큼 비중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디자인 크레딧에 대한 인식, 구술 채록, 디자인 연구 등 세 가지 범주에서 요인을 찾을 수 있다. A-501 라디오의 디자이너가 누구인지 밝히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은 아니다. 그보다는 한국 사회와 한국의 디자인 분야가 그동안 문화유산으로 여겨온 것의 창작 주체에 대해 무심하다는 사실을 밝히고 그것이 갖는 문제를 제기하려는 것이다.

연구 목적

논문 표절 문제가 불거지면서 원저자를 확인하고 표기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창작의 경우도 창작자를 정확히 표기해야 하며 이후에 오류가 발견되면 실제 창작자를 확인하여 고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디자이너를 표기하는 예는 드물었다. 대기업의 생산품인 경우가 특히 그렇다. 국내외 디자인 어워드가 중요해지면서 사내 디자이너의 이름도 명기하게 되었다. 그런데 한 디자인 결과물의 디자이너가 서로 다르게 기록되었다면 어떻게 될까? 이 연구는 한국의 디자인 분야,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공통으로 중요한 사물이자 유산으로 인식되는 금성사(LG 전자의 전신) 라디오 A-501(이하, A-501)의 디자이너를 제각기 알고 있고 공식적으로는 표기조차 되지 않는 상황을 문제시하고 그 정황과 원인을 파악하고자 한다.

연구 배경

이를 위해서 최근까지 A-501을 다룬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하는 문헌연구방법을 활용한다. 아울러 심층 인터뷰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주요 대상이 이미 작고했거나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이므로 본 연구자가 과거에 진행한 인터뷰 기록을 포함하여 기존의 인터뷰 자료를 활용하고자 한다. 조사한 문헌들이 학술적인 연구보다는 개인들의 기억에 의존한 기록이거나 사변적인 글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상호 일치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서 여러 정황으로 추정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이 경우, ‘추정’임을 밝히고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것이다. 기술 축적 등 전자산업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산업디자인의 역사적 측면에서도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되어 있다. 한국의 역사뿐 아니라 기업의 입장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LG전자의 사료에도 디자이너가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 국산 1호 라디오가 자사 제품이라는 사실에만 의미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디자이너 문제를 다루기 전에 A-501 자체의 쟁점을 먼저 짚어보고자 한다. 

목차

1. 서론

2. A-501에 대한 인식과 쟁점

2.1. A-501에 대한 인식

2.2. 쟁점1: 국산 1호 라디오인가?

2.3. 쟁점2: 누가 디자인했는가?

2.4. 쟁점3: 디자인 결과물인가?

3. A-501의 디자이너에 대한 주장

3.1. 박용귀 설

3.2. 김해수 설

4. 디자이너 불일치의 원인

4.1. 디자인 크래딧의 부재

4.2. 기억과 구슬의 문제

4.3. 엔지니어 중심의 시각

4.4. 연구 부재

5.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