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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F 콘텐츠(7)] 의류 소재에서 공간의 재료로, 패브릭

CMF 콘텐츠(7)

의류 소재에서 공간의 재료로, 패브릭

 

시       기 : 2023년 8월 ~ 12월 

주관기관 : 한국디자인진흥원

작      성 : 감매거진

담당부서 : 데이터플랫폼실

목적 및 배경 : 한국디자인진흥원의 CMF 온라인 아카이브 콘텐츠 개발사업 일환으로, 감 매거진(건축재료 단행본 브랜드)이 제품디자인 CMF에 활용 가능한 소재 및 기술 정보를 소개합니다. (시리즈로 주제 별 총 12건 게재 예정)

 

 

극장의 스크린 원단이 영상 신호를 비춰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바탕면이 되듯, 건축 속 패브릭은 사람과 공간을 잇고, 편안한 분위기로 공간과의 거리를 한층 좁혀준다. 신체를 덥히고 보호하기 위해 처음 사용되었던 소재는 이제 공간을 넘어 자동차와 항공기, 그리고 우주까지 진출했다. 해저에 설치된 광섬유 케이블은 태평양을 횡단해 통신 신호를 전달하고, 탄소섬유로 제작한 우주선은 광활한 태양계를 자유로이 누빈다. 이제 패브릭을 건축의 영역으로 가져올 차례다.

 


 

 

패브릭은 건축보다는 의류 소재로 익숙하다. 그러나 다른 재료에는 없는 따뜻한 분위기와 질감을지녀 실내 공간에서는 편안함을 더하는 재료로 즐겨 쓰여왔고, 최근에는 발달한 기술이 접목되면서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섬유의 종류에 따라 특성이 다르고 섬유-원사-원단-후가공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수많은 모습으로 변신한다. 색과 패턴을 입혀 원하는 대로 디자인하고, 다른 재료와 결합해 기능을 접목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콘크리트, 철재와 같이 차가운 물성으로 가득한 공간에 따뜻한 분위기와 부드러움을 드리우는 독보적인 특성이 있다. 그러나 무수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건축에서 패브릭은 여전히 낯선 소재다. 건축가들은 표피처럼 얇은 질감과 약한 물성 때문에 무게감을 드러내야 하는 건축의 재료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왔다.

 


 

 

공간 속의 패브릭

최초의 건축은 나뭇잎이나 직물을 감싸 만든 움막으로, 외부의 위험을 막고 유목 생활에 맞게 이동이 쉬운 형태로 만들어졌다. 추운 지역에서는 동물 가죽처럼 두꺼운 재료를 덮어 실내를 따뜻하게 유지했다. 고대 로마 시대에 들어서서 유목민의 움막은 노천극장에 자리 잡는다. 콜로세움 같은 석조 건물에 설치한 노천극장의 그늘막은 눈비를 막아주고 여러 행사가 열리는 야외장소를 제공했다. 20세기에 들어와 노천극장의 그늘막은 다시 한번 변모한다. 당시 항공 기술자였던 월터버드는 항공기 안테나를 보호하는 덮개의 구조를 고민하다 막을 떠올린다. 그는 막을 설치한 다음 압력을 가해 팽팽하게 당기는 공기막 구조를 개발하고, 1957년 최초의 막구조 건축 회사인 버드 에어를 창립한다. 이후 막구조는 그늘막이나 파빌리온, 때로는 건물의 외장재로 쓰이며 스타디움과 체육관, 야외극장 등 대규모 공간의 건축을 주도한다.

 


 

 

실내 공간의 패브릭은 벽에 걸거나 가구를 덮을 목적으로 만든 직물을 뜻하는 태피스트리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고대에는 동굴의 입구를 막거나 바닥에 까는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했고, 중세 시대부터 본격적으로 발달했다. 유럽에서는 차가운 석조 공간에 장식과 그림을 짜 넣은 태피스트리를 적용해 아늑한 분위기를 내고 다채로운 색감과 질감을 더했다. 사용 부위에 따라 햇빛이나 소음을 막고 공간을 분리하는 등 요구 성능에 차이가 생기면서 커튼, 카펫, 파티션 등 다른 모습으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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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건축에서는 패브릭을 약한 재료로 인식해 배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점으로 치부되었던 가볍고 유연한 물성으로 인해 오히려 새롭게 조명받는다. 콘크리트, 플라스틱 등의 산업재료에 탄소섬유나 아라미드 섬유를 접목해 소재의 특성을 강화하고, 막구조의 외장재로

적용해 자유로운 비정형 공간을 완성한다. 따뜻한 질감으로 인테리어에서는 이미 대체 불가능한 영역을 확보했다. 해체가 쉽고 재활용이 가능해 친환경적 면모도 갖췄다.

 

 

 

공간에 옷을 입히다

패브릭은 스스로 형태를 구축하는 것이 어려워 대부분 사물이나 구조체 위에 덮어서 사용한다. 덕분에 옷을 바꿔 입는 것처럼 패브릭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패브릭은 종류가 매우 다양해 선택을 망설이게 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옷처럼 전체적인 균형을 살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파의 덮개는 배경이 되는 벽지와 채도나 명도를 맞추고, 테이블, 카펫 등과 비슷한 질감으로 통일한다. 주변의 요소와 결을 맞추면 공간 전체와 조화를 이룰 수 있다.

 


 

 

또한 실내용 패브릭은 신체와 자주 접촉해 마모되거나 오염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방염, UV코팅 등의 가공을 한다. 방염은 화재의 확산 속도를 낮추기 위한 가공이다. 특정 용도, 정해진 규모 이상의 공간에는 반드시 방염자재를 쓰도록 법적으로 규정한다. UV코팅은 자외선을 산란시켜 햇빛에 오랜 시간 노출되어도 변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주로 커튼이나 소파, 쿠션 등에 적용한다. 발수와 방오는 액체를 쏟았을 때 스며들지 않고, 오염을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가공으로, 패브릭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돕는다.

 


 

 

적재적소 패브릭 큐레이션

공간의 용도에 따라 사용자의 행태가 달라지고, 패브릭에 요구되는 기능도 조금씩 차이가 생긴다.

아이와 함께 지내는 공간이라면 화사한 색의 패브릭으로 활기찬 공간을 연출해보자. 크리에이션 바우만의 ‘움브리아 틴토Umbria tinto’는 수채화 물감이 퍼지듯 여러 가지 색이 부드럽게 이어지는제품이다. 커튼으로 사용하면 밋밋한 공간에 생기를 더할 수 있다. 바닥에는 충격을 완화하면서 공간에 포인트가 되는 러그를 추천한다. 배경이 되는 벽과 바닥은 무늬가 단순한 제품으로 균형을 맞추자. 바닥은 어떤 색과 배치해도 조화로운 톤 다운된 오크 원목마루를 제안한다.

 


 

 

팝업 스토어는 정해진 기간 동안 많은 손님을 유도해야 하므로 대개 화려하고 눈에 띄는 제품을 적용한다. Y자로 틈을 내 육각형 패턴을 만든 크리에이션 바우만의 ‘칼비노 포르마Calvino Forma’는 절개면 사이로 패브릭 너머의 공간을 비춘다. 좁은 틈을 통해 보이는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낸다. 17세기 중국의 병풍에서 영감을 받은 데다의 ‘실크버드 골드Silkbird gold’역시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접이식 파티션으로 가변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팝업 스토어에 효과적이다.

 


 

 

사무 공간의 바닥은 대개 카펫타일로 마감해 소음을 줄이고, 관리의 편리성을 높인다. 인터페이스에서 출시한 비주얼 컬렉션visual collection의 ‘하드 드라이브hard-drive’는 회색으로 안정감을 준다. 언뜻언뜻 화려한 색감의 원단을 배치해 밋밋할 수 있는 공간에 생기를 더한다. 회의실처럼 실내의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 것이 중요한 공간에는 흡음성이 우수한 ‘어쿠스틱 패브릭’을 권한다.

 


 

 

카펫타일과 러그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더하고 충격을 완화해 보행감을 좋게 만든다. 때문에 호텔에서는 대부분 롤 카펫과 러그를 적용한다. 카펫 브랜드, 타이핑taiping이 바다의 물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오파린OPALINE’은 비정형 무늬로 수면을 바라보듯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양모를 층층이 엮은 직조 방식은 하나의 러그 안에 여러 층을 만들어 질감에 재미를 준다. 객실은 시차 적응을 하지 못한 투숙객, 빛에 민감한 이용자 등이 공간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암막 기능을 갖춘 패브릭을 추천한다. 바닥은 벽, 커튼보다 패턴이 화려한 제품을 적용해 생동감을 높이기를 권한다.

 


 

 

실외 공간의 패브릭

패브릭은 콘크리트나 유리, 금속과 비교하면 무르고 약하다. 하지만 가볍고 유연해 비정형의 형상이나 대규모 공간에 유리하다. 덕분에 스포츠 경기장이나 극장과 같은 문화시설, 교육시설 같은 개방형 구조의 공간에 다양한 형태로 적용할 수 있다. 패브릭은 기본적으로 가느다란 형태의 부드러운 섬유를 많이 사용하지만, 플라스틱이나 금속을 쓰기도 한다. 특히 플라스틱은 종류에 따라철과 같은 강성을 지니면서도 얇게 펴지고 빛을 투과한다. 플라스틱은 가벼우면서 철과 같은 강도를 지녀 외부의 충격을 막아주는 외장재로 활용도가 높다. 금속 패브릭은 강인함과 부드러운 속성을 동시에 지녔다. 금속의 단점은 무게와 부식인데,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고내식성 강판을 가늘게 만들어 엮은 금속 패브릭은 이런 단점을 단번에 극복한다. 또한 두 재료 모두 패브릭의 유연함을 갖춰 곡면이나 비정형 등으로 자유롭게 형태를 바꿀 수 있다.

 


 

 

 

금속은 특유의 광택으로 시간, 조명 등 주변 환경에 따라 건물을 다른 모습으로 바꾸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두 소재는 건축 외장재로써 활용도가 떨어진다. 국내 모든 건축물은 건축법의 ‘건축물의 에너지 설계기준’에 따라 결로 방지가 필요하고, 건물 외피의 단열 부위나 접합부는 물과 습기, 열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기밀하게 마감해야 한다. 또 구멍이 뚫려 있는 재료는 국내 소방법에 따라 외장재로의 사용이 금지된다. 공기가 통하고 불연재가 아닌 패브릭은 외장재로 사용하기어렵다. 때문에 가설물이나 건물 외피에 이중으로 설치하는 차양 등으로 한정되게 사용한다​

 



* 더 많은 CMF 정보 확인 : CMF 온라인 아카이브 (dkworks.designdb.com)

* 원문 및 작성 :  감매거진 (garm.8ap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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