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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안전의 비결, '생활안심 디자인'

도시 환경을 바꿔 범죄를 방지하고 주민 불안감을 줄이는 '셉테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가 환영받고 있다. 셉테드는 도시시설을 설계 단계부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으로 건축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것으로는 CCTV와 비상벨 확충, 가로등 설치 등이 있다.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여러 연구 결과에 따라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서울시도 ‘생활안심(범죄예방) 디자인’을 적용해 오래된 골목을 중심으로 비상벨, 반사경, 거점공간, 로고젝터, CCTV 등을 설치하고 주민 커뮤니티를 활성화 하는 등 범죄예방 인프라 구축사업을 실시해 오고 있다.
생활안심 디자인 사업이 처음 시행됐던 마포구 염리동 일대. 지금은 재건축 후 고층 아파트들이 즐비하다. Ⓒ조송연
생활안심 디자인 사업이 처음 시행됐던 마포구 염리동 일대. 지금은 재건축 후 고층 아파트들이 즐비하다. Ⓒ조송연

 

이러한 서울시 생활안심 디자인 사업은 서울시 조례로 지정되었으며 세계에서도 인정받아 2014년 아시아 DFA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2019년 SEGD에서 최고상과 우수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2018년 제3회 대한민국 범죄예방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어느덧 시행 10년을 맞이한 서울시 생활안심 디자인. 그 시작과 함께 서울시 생활안심 디자인이 적용된 지역들을 살펴보았다.
서울시 생활안심 디자인이 적용된 마포구 염리동 Ⓒ조송연
서울시 생활안심 디자인이 적용된 마포구 염리동 Ⓒ조송연

 

먼저, 마포구 염리동이다. 2012년 서울시 생활안심 디자인 사업이 시작된 마포구 염리동 일대는 당시 재개발이 유보된 곳으로 으슥하고 어두운 골목길이 계속 이어졌다. 재개발 예정지로 선정됐지만 개발이 계속 늦어져 주민들은 떠났고, 폐가와 새로운 세입자가 얽혀 우범지대로 낙인찍혔다.

서울시는 과거 염리동에 소금 보관 창고가 있었던 역사를 살려 ‘소금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서울시 생활안심 디자인을 적용했다. 주민들과 함께 유사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소금 지킴이집', 커뮤니티 활동 공간인 ‘소금나루’ 등을 운영했고, 전신주에 숫자 표지판을 부착해 긴급상황 시 경찰이 쉽게 출동할 수 있도록 했다.
'소금나루'는 현재 재개발로 사라졌다. 소금나루가 있던 자리엔 가게들이 들어셨다. Ⓒ조송연
'소금나루'는 현재 재개발로 사라졌다. 소금나루가 있던 자리엔 가게들이 들어셨다. Ⓒ조송연

 

소금나루는 염리마을공동체에서 직접 운영했고, 1년 후 종합평가에서 소금길 주변의 절도는 12% 감소, 강간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는 효과를 보였다. 주요 범죄 신고 건수는 최대 22% 감소, 범죄에 대한 두려움은 32% 감소했다.

현재는 염리 4구역의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소금나루는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졌고, 같은 명칭은 작년 11월에 개관한 마포 소금나루도서관이 잇고 있다. 소금나루도서관은 과거 소금나루가 있었던 위치에서 약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과거 소금나루처럼 지역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지역 커뮤니티의 역할도 하고 있는 마포 소금나루도서관 Ⓒ조송연
지역 커뮤니티의 역할도 하고 있는 마포 소금나루도서관 Ⓒ조송연

 

두 번째 사례는 금천구 가산동. 가산동은 주거지와 소공장이 혼합된 지역으로, 염리동처럼 골목 구조가 복잡했다. 공장이 문을 닫는 심야 시간대는 불빛 하나 보이지 않아 막막한 어둠만이 존재했고, 골목길에 인적이 없어 상당히 위험한 환경이었다.

서울시는 2014년 가산동에 소공장 지킴이와 ‘골목길 비추미’라는 서울형 생활안심 디자인을 도입했다. 골목길 비추미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골목길에 LED 조명을 설치하고,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도록 한 것이다.
서울형 생활안심 디자인이 도입된 금천구 가산동 일대 Ⓒ조송연
서울형 생활안심 디자인이 도입된 금천구 가산동 일대 Ⓒ조송연

 

아울러 인근 빌라 18세대의 도움을 얻어 방치된 지하주차장 공간을 '지킴마루'로 조성했다. 염리동의 소금나루 같은 생활 커뮤니티 공간으로, 방과 후 사용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과 방범 순찰 시 쉬어갈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활용된다.

특히 지킴마루는 소금나루에 이어 서울시 안심환경 디자인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CCTV, 비상벨, 가로등을 설치하는 셉테드를 넘어 주민이 직접 지역의 안전을 꾸려나간다고 하는 의미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가산동의 생활 커뮤니티 공간 '지킴나루' Ⓒ조송연
가산동의 생활 커뮤니티 공간 '지킴나루' Ⓒ조송연
지킴마루의 캐릭터도 만들었다. Ⓒ조송연
지킴마루의 캐릭터도 만들었다. Ⓒ조송연

 

양천구 신월 3동은 방치된 공원을 되살린 사례다. 신월 3동에 있는 경인어린이공원은 ‘어린이공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비행청소년과 성인들의 아지트였다.

공원 인근에는 불법 주차 차량이 가득했고, 공원에서 술을 마시면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방범초소가 있었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공원으로 인해 신월3동 자체가 슬럼화될 뻔했다. 게다가 바로 옆에는 중학교가 있었다.

서울시는 운동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트랙을 조성했고, 어린이공원이라는 목적에 맞게 다양한 높낮이를 가진 놀이기구를 설치했다. 방범초소를 대신하여 컨테이너를 활용한 신월동 '지킴마루'를 설치했다.
생활안심 디자인 사업에 의한 리모델링을 거친 경인어린이공원 Ⓒ조송연
생활안심 디자인 사업에 의한 리모델링을 거친 경인어린이공원 Ⓒ조송연
신월동의 생활 커뮤니티 공간 '지킴마루' Ⓒ조송연
신월동의 생활 커뮤니티 공간 '지킴마루' Ⓒ조송연

 

신월 3동 지킴마루는 염리동과 가산동 사례처럼 생활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며, 여름철에는 폭염을 피할 수 있는 신월 3동 ‘무더위쉼터’로도 사용되고 있다.

경인어린이공원은 올해 봄, 재단장을 시작했다. 사업이 2015년에 이뤄졌기에 일부 놀이시설이 고장나는 등 어린이들이 제대로 놀 수 없는 환경이 지적되었고, 4개월에 걸쳐 공사를 진행했다.

공사 후 현재는 물놀이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기자가 방문했던 때는 마침 폭염주의보가 서울 전역에 발령된 상황이었다. 물놀이 시설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고, 아이들은 물놀이에 한창이었다. 슬럼화된 공원이 아이들을 위한 공원으로 다시 태어난 순간이다.
올봄 재단장을 마친 경인어린이공원 Ⓒ조송연
올봄 재단장을 마친 경인어린이공원 Ⓒ조송연
생활안심 디자인 사업을 통해 어린이공원이라는 본연의 의미를 되찾았다. Ⓒ조송연
생활안심 디자인 사업을 통해 어린이공원이라는 본연의 의미를 되찾았다. Ⓒ조송연

 

서울시 생활안심 디자인 사업은 이처럼 10년 동안 수많은 사례를 남겼고, 슬럼화되고 불안한 지역을 안전하게 바꿨다. 10년을 맞아 많은 노하우가 축적된 서울시 생활안심 디자인이 더 많은 지역에 뿌리내리길 바란다.

 

시민기자 조송연

 

출처 : 서울특별시 뉴스 https://mediahub.seoul.go.kr/archives/2005141?tr_cod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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