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국내 디자인 뉴스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패션포스트] "모든 브랜드가 영원히 존재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 채수한

에스프리는 어떻게 부활했나 


“모든 브랜드가  영원히 존재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오래되고 인기가 떨어진 브랜드의 리더들은 하나같이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패션 업계의 상투적인 표현일 뿐 이를 제대로 구현해내기는 쉽지 않다.

 

요즘 패션 브랜드들은 자신들이 그 동안 만들어 온 DNA만으로도 옷을 판매하고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제이크루를 비롯해 아베크롬비, 바나나리퍼블릭 등 저가의 SPA 브랜드들이 접근했던 방식이다.

 

바나나리퍼블릭의 리뉴얼을 주도했던 안나 안델릭은 “오래 된 브랜드들이 아카이브를 연구해 1980년대 스타일을 재해석하는 것은 아주 쉬운일이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캠페인과 컬렉션을 위해 잊혀진 브랜드의 뿌리를 캐내야 한다”고 말했다.

 

안델릭은 1년 뒤 바나나리퍼블릭을 떠났지만, 그녀가 시도했던 변신은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지는 등 성공사례로 남아있다.

 

브랜드의 부활 작업의 성공 여부는 브랜드가 태생적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원인이 아직 남아있는가에 달려 있다.

 

대부분의 경우, 디자이너, 머천다이저 및 홍보 담당자에 이르기까지 전체 조직 구성원들이 제품과 마케팅 및 고객 경험을 아우르는 하나의 비전으로 통합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근본을 파헤치는 일’은 변화가 필요한 브랜드와 성공한 브랜드 양쪽 모두가 선호하는 일이 되고 있다. 

 

이 과정은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역할을 맡은 최고 경영자의 의지에 따라 이뤄지기도 한다. 이 작업을 맡은 CEO는 모든 기능을 한 목소리로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바나나 리퍼블릭처럼 1980년대와 1990년대 전성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에스프리의 최고 경영자 안젤릭은 “모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이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바나나리퍼블릭 시절 마케팅, 디자인, 기획 및 판매 부서에서 여러 직책을 간소화하고 통합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 조직 내 높은 서열의 직급자들을 내보내고, 모든 팀이 동일한 지시를 받게 했다.

 

“모든 브랜드가  영원히 존재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아베크롬비 피치가 지난 2017년 CEO 프랑 호로비츠(Fran Horowitz)의 지휘 아래 브랜드 개혁을 추진할 때도 비슷했다. 

 

판매팀은 별도의 건물에 있었지만 호로비츠는 기획 디자인 영업 3개 부서를 한 건물 동일한 층에 배치해 더 높은 수준의 협업을 가능케 했다.

 

시장은 항상 새로운 브랜드들로 붐비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각인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일관된 브랜드 스토리가 필요하다.

 

갭이나 제이크루 같은 거대 브랜드를 탄생시킨 것은 바로 매력적인 브랜드 캠페인이다.

 

에스프리에 합류한 안델릭은 자신이 경험했던 특정 공식을 적용했다. 브랜드 유산을 받아들이고,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제품을 만지는 모든 팀이 서로 협력하도록 내부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다.

 

에스프리는 결국 1980년대의 유행했던 독특한 디자인을 다시 불러왔다. 대담한 프린트와 네온 컬러를 구현한 것이다.

 

멤피스 그룹 에뜨와 소타스(Ettore Sottsass)는 매장에 놓을 가구까지 디자인했다. 

 

에스프리는 1990년대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더그 톰킨스(Doug Tompkins)와 수지 톰킨스(Susie Tompkins)는 이혼하면서 상표권을 놓고 소송을 벌였다.

 

  

2010년대에 이르러 에스프리의 미국 사업은 중단됐고, 사업가 마이클 잉의 소유 하에 유럽과 아시아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 마저도 2020년, 파산 신청을 했고, 독일에 있는 50여 개 매장이 문을 닫았다. 그 후 민간 투자 회사에 인수되었고 새 주인들은 윌리엄 박을 CEO로 임명했다.

 

에스프리는 재정부터 챙겼다. 홍콩에서 에스프리는 83억 홍콩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3억 8100 홍콩달러의 수익을 냈다. 이는 2017년 이후 첫 흑자였다.자금을 확보하고 뉴욕에 다시 진출했다. 

 

윌리엄 박은 바나나리퍼블릭에서 활약했던 안델릭을 다시 데려와 리뉴얼을 맡겼다.그녀는 브랜드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아 에스프리의 첫 컬렉션을 계획했다. 

 

안델릭의 첫 번째 마케팅 캠페인은 올 가을 선보여진다.

 

2024년 봄 컬렉션이 도착하며, 기하학적 프린트, 밝은 후드티, 구조화된 재킷 등 에스프리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쇼핑객들에게 친숙한 작품들이 되살아난다.

 

이 아이디어는 브랜드 역사를 되짚어 과거와 현재를 재해석하는 새로운 디자인 코드를 구축하는 것이다.

 

“모든 브랜드가  영원히 존재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드림팀 결성

브랜드 비전을 실현하는 것은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패션 부문의 임원 채용 담당자 카렌 하비는 “우리가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다. 

 

브랜드 유산을 이해하면서도 최근의 트렌드와 접목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델릭은 ‘헬무트 랭귀지’ 출신의 글로벌 수석 디자인 부사장 토마스 커슨(Thomas Cawson)을 영입했다.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셉 아켈(Joseph Akel)과 판매 기획 부사장 스테파니 레비(Stephanie Levy) 등 스타 플레이어들을 기용했다.

 

성공 예감

에스프리는 가격을 인상하고 가죽과 스웨이드와 같은 더 많은 프리미엄 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오늘날의 패션 환경을 고려할 때, 패션으로 수익을 창출해 내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기회가 있고, 여기에 공간이 있으며, 여기에 우리의 이유가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실패한 사례가 더 많다. 소니아리키엘과 도나 카란이 그러하다.

 

바나나 리퍼블릭도 지난해 리부트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갭은 가장 최근 분기에 10% 역신장했다.

 

“모든 브랜드는 영원히 존재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 



글 : 채수한 기자

출처 : 패션포스트 fpost.co.kr

원문 : fpost.co.kr/board/bbs/board.php?bo_table=special&wr_id=1191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