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스마트 스피커(Smart Speaker) 디자인에서 의사소통 장애물과 비언어적 의사소통 요소에 대하여

박서현, 박지나(한국디자인사학회 논문집, 디자인사연구 통권 8호, 2024.2. )

출처: 한국디자인사학회 designhistory.kr/kr

원문: designhistory.kr/kr/search/seumateu-seupikeo-smart-speaker-dijaineseo-euisasotong-jangaemulgwa-bieoneojeok-euisasotong-yosoe-daehayeo

요약

스마트 스피커는 대화형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집 안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홈 구성을 위한 필수품으로 일상에 녹아들며, 단순한 제어기기가 아닌 감정 교류의 대상으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하지만 선행연구는 제품의 기술적 측면 혹은 스마트 스피커의 속성을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었으며, 인간과 스마트 스피커 사이 어떠한 의사소통 장애물이 발생하는가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에 따라 인간과 스마트 스피커의 의사소통 장애물을 디자인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연구결과 인간과 스마트 스피커 사이 발생하는 의사소통의 장애물은 인간과 인간의 의사소통 장애물과 유사하게 발생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디자인적 측면에서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통해 사용자에게 노이즈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인간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요소인 신체언어, 유사언어, 공간적 행위를 사용자에게 적용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의사소통의 장애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이제는 제품(사물)을 디자인할 때 외관적인 측면 혹은 기술적인 측면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된 매체 이론의 관점으로 보다 확장된 측면에서 관찰해야 할 것이다.

연구 배경과 목적

“커뮤니케이션 없이는 어떤 인간관계도, 어떤 인간적 삶도 있을 수 없다.”1) 독일의 사회학자이자 사회체계 이론을 주장한 니클라스 루만(Niklas Luhmann)은 말한다. 루만이 제창하는 커뮤니케이션 개념은 소통이라는 문제 자체를 이전과는 거의 전혀 다른 출발점에서 고민할 것을 요청한다. 그의 사회적 체계이론의 핵으로서 커뮤니케이션은 그 자체로 ‘사회적인 것’으로 선언된다. 루만의 커뮤니케이션 개념은 우리의 일상적 소통/ 불통의 문제 성찰에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2) 루만의 지적처럼 인간의 사회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는 엄청난 ‘소통(장애) 비용’을 치르고 있는 우리 사회가 도덕적 차원에서 소통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부르짖는 것을 넘어서 소통 문제 자체에 대한 이해를 새로이 하고, 그 토대 하에서 소통의 구조적 조건을 검토하고 개선하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3) 또한 타인과의 일상적인 대화에서 커뮤니케이션은 30%의 언어적 의사소통과 70%의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활용하여 이어나간다. 4) 즉 언어적 의사소통 뿐만 아니라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커뮤니케이션에서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성공적인 소통을 위해서는 의사소통의 장애라는 부분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대한 연구가 요구된다. 하지만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만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에는 인간과 사물 사이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은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2013년에 개봉한 스파이트 존스 감독의 영화 〈her〉는 인공 지능 운영체제인 ‘사만다’와 주인공이 정서적 교감을 하는 내용을 다룬다. 그리고 이제 영화 속의 상황은 현실에서도 실현가능해 보인다. 오늘날 인공지능을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는 인간의 사회 속에서 함께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이 논문은 인간과 사물간의 의사소통, 그중에서도 스마트 스피커(Smart Speaker, AI Speaker)5) 를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스마트 스피커는 다른 일반 가전제품과는 다르게 사회학적 접근이 필요한 가전이다. 스마트 스피커는 인간 사이에서 언어적 의사소통과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모두 활용하여 사용자와 대화를 이어나간다. 이미 미국에서의 스마트 스피커 보급률은 60%에 육박했으며, 국내 또한 2016년 도입 이후 2022년 기준 약 15%의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이미 IoT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가 탑재된 스피커 및 그 서비스인 스마트 스피커의 경우 기존 스피커의 역할 뿐 아니라 대화형 에이전트로써 감정 교류의 대상으로 역할이 확장되었다. 6) 음악 재생이나 정보 검색 등 단순 과제의 수행 뿐만 아니라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위해 가벼운 농담을 나누며 일부 외로움 해소와 같은 행위를 통해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며 보다 복잡한 정보전달 또한 가능해지게 되었다. 그러나 스마트 스피커 보급 확장과 함께 기술적 미흡함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아직 사용자들의 만족도는 비교적 높지 못한 실정이며, 서비스의 한계로 인해 지속적인 이용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7) 주요 스마트 스피커의 불만족 요인을 낮은 음성 인식률, 감성 대화의 어려움, 낮은 상호성,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 기술적 요인이 언급되었다. 8) 그러나 지금까지의 스마트 스피커와 사용자와의 의사소통과 관련된 연구는 이러한 스마트 스피커의 불만족요인을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아닌 주로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기술적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집중하고자 하는 것은 스마트 스피커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이다. 이에 기술적 접근이나 양적 데이터 중심의 연구보다는 커뮤니케이션 자체에 관한 보다 종합적이고 심도 깊은 고찰이 더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도출해 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에 이 연구의 목적은 스마트 스피커의 불만족 요인을 제품의 기술적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닌 인간과 스마트 스피커 사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하는 의사소통의 장애물인 ‘노이즈(noise)’ 9) 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비언어적 의사소통과 디자인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이 연구는 구체적으로 스마트 스피커에서 나오는 언어적 요소를 제외한, 사용자와 소통하고자 하는 ‘비언어적 의사소통 요소의 디자인’에 대한 고찰을 통해, 스마트 스피커와 사용자 간의 의사소통 장애를 극복하고 노이즈 감소를 위한 해결책을 도출하고자 했다. 정리하면, ‘의사소통 장애물’을 극복하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으로서 디자인의 가능성을 타진해 분석하는 것을 이 논문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연구방법 및 선행연구 고찰

연구 방법은 문헌 연구이다. 이 논문에서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의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인간과 ‘매체’로서의 스마트 스피커 사이에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에 주목했다. 커뮤니케이션 이론 중에서도 ‘의사소통장애’ 개념과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2016년부터 2023년 사이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로 제품을 한정하여 연구를 진행했다. 스마트 스피커와 관련된 선행연구는 다음 [표 1]과 같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의사소통에서는 비언어적 의사소통 또한 언어적 의사소통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주로 제품에서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 외형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직 인간과 사물 사이에 일어나는 의사소통, 즉 스마트 스피커와 사용자 관계에서 가장 중심인 의사소통 연구 중에서도 비언어적 의사소통과 관련된 연구는 미진한 편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 하에 이 연구는 스마트 스피커에서 활용되고 있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대한 부분을 인간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분류를 기준으로 분석하고 재분류하여, 디자인적 관점에서 사용자와 제품 사이에서의 의사소통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중심으로 고찰해 보고자 한다.  

목차

1. 서론 

1.1. 연구배경 및 목적 

1.2. 연구 방법 및 선행연구 고찰 

2. 이론적 고찰: 언어적 의사소통과 비언어적 의사소통 

2.1. 니클라스 루만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과 ‘의사소통 장애물’ 

2.2. 커뮤니케이션의 비개연성 해결을 위한 비언어적 의사소통 

2.3. 비언어적 의사소통과 디자인의 관계 

3. 스마트 스피커 디자인에서 나타나는 비언어적 의사소통

3.1. 스마트 스피커의 의사소통 요소 

3.2. 비언어적 요소로서의 ‘의사소통 장애물’ 

3.3. ‘의사소통 장애물’을 극복하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으로서의 디자인 

3.4. 스마트 스피커 디자인에서 비언어적 의사소통 요소 제안 

4. 결론